돌체앤가바나 '중국 모욕' 사태 일파만파, 대형 쇼핑몰서 퇴출 위기

2018-11-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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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 인종차별적 영상 논란 확산...티몰, JD닷컴 등 D&G 제품 사라져

거대 시장 '중국' 보이콧 화살, D&G로 향하나

[사진=돌체앤가바나 인스타그램 캡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G)의 '중국 모욕'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알리바바의 티몰(톈마오), 징둥(JD)닷컴 등 다수의 중국 유명 쇼핑몰이 D&G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신경보가 23일 보도했다. D&G가 중국 '보이콧'의 늪에 빠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젓가락으로 이탈리아 음식을 우스꽝스럽게 먹는 중국 여성의 모습이 담긴 D&G 홍보 영상을 본 중국 네티즌과 언론은 "중국 전통문화를 비하했다"며 분노했다. 여기다 D&G의 디자이너이자 공동 창업차인 스테파노 가바나의 "중국은 똥덩어리" SNS 채팅 내용이 공개되면서 분노의 불길은 더욱 거세졌고 중국 스타들의 잇따른 거부로 21일 예정된 상하이 패션쇼까지 취소됐다.

이에 D&G가 SNS 해킹을 주장하고 또 "중국을 사랑하고 열정이 있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중국 간판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하나둘 D&G 보이콧에 나서기 시작해 자칫하면 세계 사치품 시장의 '큰 손'을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티몰, JD닷컴은 물론 쑤닝이거우, 넷이즈카오라, 웨이핀후이, 양마터우 등에서 이미 D&G 상품을 찾을 수 없게 됐다. 검색창에 'D&G', 'Dolce & Gabbana', 중국 상호명인 '杜嘉班纳' 등을 검색했지만 관련 제품은 찾을 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마터우의 경우 지난 20일 이미 5만8000개의 D&G 상품 노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C2C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는 아직 일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바바 B2C 쇼핑몰 티몰(톈마오)에 돌체앤가바나를 검색하면 상관없는 제품만이 노출된다. [사진=티몰 캡처]



오프라인 매장의 표정도 어둡다. 신경보 취재에 따르면 베이징 번화가 내 D&G 매장을 찾는 손님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직원들만이 쓸쓸하게 매장을 지키는 경우가 태반이다.

심지어 일부 손님은 환불을 요구하며 D&G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환불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한 여성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 D&G에서 6000위안이 넘는 가격의 구두를 샀는데 위챗을 통해 '중국 모욕' 소식을 접하고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환불하러 왔다"고 말했다.

중국 내 판매루트가 막히면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D&G에게 상당한 충격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3월 31일까지 1년간 D&G의 모회사인 D&G S.r.l의 매출은 12억9000만 유로로 전년도의 12억9600만 유로를 밑돌았다. 여전히 이탈리아가 전체 매출의 24%를 책임지는 주요 시장이지만 중국 등을 포함한 기타 시장 매출 비중도 30%에 육박한다.

또, 중국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 중으로 맥킨지는 최근 오는 2025년 중국이 세계 최대 사치품 시장이 될 것이며 세계 사치품의 44%가 중국인에게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D&G와 경쟁하는 명품 브랜드인 구찌, 프라다 등도 수 년간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이자 미국과 으르렁거릴 정도로 성장한 중국의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해졌다. 이는 중국 '보이콧'의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글로벌 브랜드도 중국 시장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 초 독립을 주장하는 티베트(시짱자치구)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의 '발언'을 인용했다가 중국 네티즌에 뭇매를 맞았다. 분위기가 나빠지자 벤츠 측은 즉각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중국인과 중국 내 함께 일하는 동료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사과하며 발 빠르게 수습했다. 중국은 벤츠의 핵심 시장으로 지난해 총 매출 중 중국 비중은 1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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