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인아가 데뷔 4년차만에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대세 연기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를 지금의 자리에 까지 올린 건 KBS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 강하늬 역할 덕분이었다. 하늬로 살았던 6개월의 시간은 설인아에게 참 많은 것들을 가져다 줬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는 배우 설인아의 KBS1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내일도 맑음’ 종영 소감에 대해 설인아는 “재미있게 촬영한 작품이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긴장한 것에 비해, 극중 강하늬의 시놉시스를 봤을 때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설렘 반 긴장 반, 의욕이 넘쳤던 작품이었다”고 곱씹었다.
6개월이라는 긴 레이스를 끝낸 설인아는 “슬픈 걸 참고 있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너무 열심히 6개월 동안 빼곡하게 하늬로 살아서 마지막 촬영 때는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하늬는 울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무슨 촬영을 하던 마지막 촬영은 묘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 중 가장 아쉬운 건 하늬와 헤어지는 거다. 제가 봐도 답답할 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낸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중 강하늬 캐릭터를 연기하며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어떤 점이었을까.
설인아는 “친구의 짜증을 10번 이상 들으면 실제로는 화날 만도 한데 하늬라는 캐릭터는 화를 안 내더라. 저는 사실 할 말은 하고 사는 성격이라 그런 부분이 많이 답답했다. 그런데 하늬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참 예의가 바르고 인간미도 있으면서 고구마 같은 부분도 있는 친구라 생각한다. 그런 걸 보면 또 가엾기도 하다. 저도 그만큼 캐릭터가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캐릭터에 오랜 기간 집중하다보면 실제 자신의 생활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그는 “원래 그렇게 부정적인 편은 아닌데 하늬 덕분에 좀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 좀 더 깊게, 혹은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제게 좋은 영향을 줬다”면서도 “하늬를 하면서는 하늬에 녹아들 수 있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설인아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그만큼 하늬와 잘 맞았다. 너무 재밌게 촬영했고 그만큼 아쉬웠다. 선생님들에게도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기회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늬가 흔들릴 때마다 저도 흔들렸다. 쉬는 날 없이 하늬로 살았는데 대본상 하늬가 힘들 때 제가 너무 힘들더라. 하늬가 힘들 때는 제 감정 기복도 너무 심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은 신기하면서도 이상하고, 또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배우로서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작품이 끝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운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설인아는 “제가 (하늬 캐릭터를) 일부러 잡고 있는 건 아니다. 많은 캐릭터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학교 2017’ ‘내일도 맑음’ 웹드라마 ‘눈을 감다’와 단역, CF까지 다 포함해서 하늬가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맞다. 시간이 길든 짧든 하늬는 저와 너무 잘 맞았지만 또 너무 불쌍했다. 이 친구가 완전히 이해가 가서 더 너무 좋은 것 같다. 완전히 이해하면 또 이런 느낌이구나 배웠다”며 “다음 작품에도 하늬처럼 딱 맞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지금도 기분이 묘하다”고 거듭 말했다.
실제 극중 강하늬와 설인아와 닮은점과 다른점은 무엇일까.
그는 “다른 점은 하늬처럼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못해봤다는 거다. 또 저는 가족들에게 예쁨을 받고 자라왔다. 극중 하늬와의 가정환경은 진짜 달랐다. 하늬 같은 가정환경은 정말 드라마틱하지 않느냐. 그것 말고는 성격적인 부분은 다 닮았다. 성격 중에 안 맞는 게 있다면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할 때였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심혜진, 지수원, 윤복인 등 대선배들과의 호흡은 설인아에게 큰 공부가 됐다.
설인아는 “모두 가르쳐주시는 스타일이 다르다. 지수원 선배님은 호흡, 복식, 발성을 중요시하신다. 회식자리에서 만나거나 둘이 대사를 하는데 부족하면 호흡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다. 윤복인 선생님은 제 감정과 감성적인 부분을 조언 해주신다. 세트 촬영에 대한 노하우도 이야기 해주셨다. 제 캐릭터에 대한 감정과 성격을 도와주셨다. 심혜진 선배님은 ‘놀이동산에 왔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배우들은 어린아이라 생각하라고 즐기라고 하셨다”며 “최재성 선배님은 ‘필대로 하라’였다. 결국은 긴장하지 말고 너의 것을 하라고 해주셨다.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저는 즐겼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상대역으로 나왔던 배우 진주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주형 오빠와는 극중에서 사귀기 전인 MD와 콜센터 직원으로 만났을 때부터 함께 연기하는게 재밌었다. 감독님이 애드립 할 때까지 컷을 안 하시고 방송에 쓰셨다. 애드립에 대한 재미도 느꼈다. 애드립을 하니까 다음 장면이 입에 잘 붙었다. 저나 오빠나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됐고, 오빠와 정말 재밌게 작업했다”며 “그런데 사람들이 계속 남매냐고 말하시더라. 정말 닮은 것 같더라”고 웃었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