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숙적’ 셈코프마린 적자기조… 한국 조선소 볕드나

2018-10-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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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코프마린, 3분기 전년대비 적자전환… 올 들어 적자 지속

‘건조경험 부족’ 3~4년전 한국 조선소 전철

전문가 “한국 조선소에 즉시 긍정적 영향주긴 어려워”

셈코프마린이 건조한 잭업리그.[사진=셈코프마린]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해양플랜트를 저가수주하며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일감 고갈의 원흉으로 꼽혀왔던 셈코프마린이 올 들어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셈코프마린이 적자지속으로 인해 그간의 저가수주 기조를 거두면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 셈코프마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분기(7~9월) 전년 동기대비 60% 증가한 11억6720만 싱가포르달러(SGD)(한화 약 9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2130만 SGD(약 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980만 SGD(약 245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1억3630만 SGD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하락폭은 매우 크다.

셈코프마린은 올 들어 매출 규모가 대폭 성장함에도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누계 매출이 전년대비 87% 성장한 39억7470만 SGD(약 3조2740억원)에 달하는 반면 영업손실은 5440만SGD(약 448억원), 당기순손실은 8010만 SGD(약 660억원)를 기록했다.

셈코프마린의 이같은 영업손실에 대해 조선‧해양플랜트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를 무리해 저가수주한 상황에서 건조경험이 부족해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 경험미숙 등으로 원가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리한 저가수주를 진행했고, 공정에서 기술 부족 등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원가가 불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앞서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겪은 해양플랜트 쇼크와 비슷한 원인인 셈이다.

셈코프마린도 이같은 적자기조를 타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셈코프마린은 “그룹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볼륨 및 활동이 가까운 분기까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정적인 영업이익 추세가 가까운 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럼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셈코프마린은 “우리의 현금 자원은 충분하며, 우리는 우리의 비용과 현금 흐름을 사업 규모와 잠재적인 기회에 맞추기 위해 신중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셈코프마린의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조선소들은 상대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가입찰에 신중하게 될 것이고 발주처에서는 상대적으로 건조경험이 많은 우리나라 조선사들을 선택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셈코프마린의 어려움이 우리나라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즉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셈코프마린이 최근 외곽쪽으로 생산설비를 옮기며 설비용량을 키우고 있는데, 당분간은 이 설비용량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인 저가수주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 턴키(일괄 수주 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했던 우리나라와 달리 셈코프마린은 제작중심으로 사업을 수주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1:1로 경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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