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리스크…공포의 ‘블랙 데이' 이달만 세 번째

2018-10-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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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2040선 붕괴…外人 한 달간 5조 팔아치워

무역전쟁·금리차 대외악재 속 국내 경제성장률 '빨간불'

전문가들 "내달 美중간선거 지나야 불확실성 사라질 것"

도미노처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베트남비즈]


잔인한 10월이다. 도미노처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또 무너졌지만 바닥을 알려주는 증권사는 없다. '검은 요일'로 부르는 날만 이달 들어 3차례 맞았다. 그나마 버텨주던 미국 주식시장마저 추락해서다. 결국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머니 무브'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현·선물 5조원 투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10월 들어 이날까지 팔아치운 코스피(3조6142억원)·코스닥(6592억원) 주식은 4조원을 넘어선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200 선물도 1조원가량 순매도했다. 현·선물을 합쳐 5조원 넘게 투매한 것이다. 외국인은 7~9월만 해도 코스피(1조7287억원)와 코스닥(791억원)에서 모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검은 날'이 나타나는 주기도 짧아졌다. 코스피는 이달 11일 4% 넘게 하락했고, 23일과 이날에는 각각 2.57%와 1.63% 내렸다.

외환시장도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에만 28.7원(1109.3원→1138.0원) 뛰었다. 원화와 중국 위안화는 갈수록 동조화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이날 0.07% 절하된 달러당 6.9409위안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라며 "한·미 금리 차이가 커지고,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10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4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지지선 사라진 주식시장

코스피가 날마다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바람에 지지선은 의미를 잃었다. 애초 1차적인 지지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250선으로 제시됐었다. 하지만 2200선은커녕 2100선조차 못 지켰다. 이날 장중에는 코스피가 204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줄곧 낮춰왔다. 올해 3분기 GDP는 400조234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뿐 아니라 민간연구소 가운데 2% 중반까지 떨어뜨린 곳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중이 군사적으로 대립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이탈리아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공포심리는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시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11월 4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시작으로, 같은 달 6일 미국 중간선거, 12월 19일에는 미국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며 "앞으로도 공포심리를 자극할 만한 이벤트가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에만 쏠리는 돈
 

연일 주식시장이 폭락함에 따라 뭉칫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김효곤 기자 ]


뭉칫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초단기채권(23개)으로 들어온 돈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2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132개 머니마켓펀드(MMF)에도 같은 기간 20조3192억원이 들어왔다.

이는 일반채권펀드(2조6714억원)나 회사채펀드(477억원) 순유입액을 한참 웃도는 액수다. 국공채펀드에서는 되레 1987억원이 빠져나갔다. 안전형 투자자도 방망이를 더욱 짧게 잡고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 1개월만 보면 초단기채권에서 1265억원이 순유출했다. MMF에서도 일주일 사이 1조9293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가치가 요동치면서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사라질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때에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줬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경제 기초체력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목 리서치센터장은 "현 주가는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다만 반등하더라도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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