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감독 추상미)은 1951년 한국전쟁 고아 1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지고 1959년까지 그곳에서 지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배우 겸 감독 추상미가 극영화 ‘그루터기’(가제) 취재 도중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정해 탈북민 출신 배우 이송과 폴란드 프와코비체 양육원 교사들을 만나 당시의 상황 등을 듣는다.
영화는 전쟁으로 인한 분단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처 등 참혹한 상황에 처했던 아이들과 이들을 사랑으로 품고자 했던 프와코비체 양육원 교사들, 탈북민 출신 이송이 이들의 흔적을 좇고 점차적으로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 등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정적 울림을 선물한다.
추 감독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일으키길 바란다며 “이런 관심이 신기하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건이고 시대였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게 되다니 감동적이다. 시대가 주는 의미는 앞으로 제가 영화를 만들 때도 필요하다. 이런 치유의 메시지가 선한 선순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아들 젠첸의 시선으로 비극적 삶을 살아온 엄마를 바라본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탈북자의 고난과 희생을 전시하는 작품이 아닐까 의심할 법도 하지만 영화는 피해자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자 한다. 영화의 엔딩을 보고 나면 ‘뷰티풀 데이즈’가 이제 막 시작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혈연의 굴레를 벗어난 인간애에 기반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다”라고 작품을 소개한다.
윤재호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영화 엔딩을 보시면 긍정적 메시지가 담겨있다. 관계가 안 좋아졌을 때, 대화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상대를 만나야 하지 않겠나.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엔딩은 곧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작품이 말하는 희망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전쟁과 분단이 개인에게 어떤 비극과 상처를 주었는지 말하고 이를 보듬으며 새로운 희망을 말하고자 하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 '뷰티풀 데이즈'가 올가을 관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