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서 아르바이트 생을 살해한 A씨(30)가 평소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신미약 감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 약을 계속 복용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심신미약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변호사의 의견이 나왔다.
18일 백성문 변호사는 JTBC에 출연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다소 미약해진 경우를 심신미약이라고 한다"며 "우울증이 범행을 발현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입증되면 모르겠지만, CCTV영상을 기초로 했을 때 이번 사건의 경우 심신미약 감형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백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계획 범죄'로 봤다. 백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계획 범죄인지 우발적 범죄인지 판단 할 때는 흉기가 처음부터 현장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본인이 가서 준비해 온 것인지를 두고 판단을 많이 한다. 이번 사건은 현장에 있었던 흉기를 집어 든 사건이 아니고, 집에 가서 흉기를 들고 나왔다. 우발적 살인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고, 경찰 입장에서도 현재까지는 계획살인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이 흉기를 들고 온 것 자체는 모를 수 있지만, 최소한 저 사람을 혼내주겠다는 정도에 대한 공모는 있을 것이다"며 "살인 공모까지는 아니어도 특수 폭행 공모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부연했다.
가해자 동생에게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해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살인 방조죄가 인정되려면 형이 피해자를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최소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며 "흉기를 가지고 올지는 몰랐다고 하면 고의를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A씨(30)는 이날 오전 8시 10분께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B 씨(21)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PC방을 찾은 A씨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 달라는 요구를 하다 B 씨와 말다툼을 했다. A 씨는 말다툼 뒤 PC방을 나가 흉기를 갖고 돌아와 PC방 입구에서 B 씨를 살해했다.
또한 A씨는 평소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