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디다스는 지난해 본사가 있는 독일에 23년 만에 신발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은 소비자가 모바일·인터넷으로 맞춤형 신발을 주문하면 3차원(3D) 프린터와 로봇,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설비로 5시간 만에 완제품이 제작된다.
#독일은 ‘인더스트리4.0’을 통해 세계 최초로 제조업 디지털화를 정책 차원에서 제시했다. 인더스트리4.0은 정부 주도 아래 산업부, 교육부 등 159개 관련 부처와 보쉬, 지멘스, 도이치텔레콤 등 300여 독일 대표 기업들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독일 전통 강점인 제조업 분야에 접목시켜 4차 산업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교수는 “양국은 노동집약적 산업이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한 산업 구조를 가진 제조업 중심국가라는 점에서 더욱 올바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중 4차 산업혁명과 양국 경제, 무역발전’을 주제로 최근 개최된 제10차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에서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디다스의 사례처럼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간 미국, 독일, 일본 등 제조 대기업들은 최근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 생산기지는 첨단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으로, 인력에 의존했던 공정들을 첨단로봇과 소프트웨어 등으로 대체해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더 쉽게 생산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국은 모두 인건비 상승폭이 생산성 상승폭보다 가파르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공통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양국은 제조업과 4차 산업혁명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방안으로 △정부의 혁신 △교수·연구진으로 구성된 인적 자본 개발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을 통한 기회 모색을 꼽았다
특히 기업보다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한국과 중국은 정부가 생산성보다는 사회복지나 법률제도 개선 등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는 자료가 있다”며 “한국은 스타트업·창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중국은 연구개발(R&D) 투자가 미흡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예로 들기도 했다. 이 교수는 "싱가포르는 국가 데이터를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데, 중국과 한국은 정부의 데이터 공유에 보수적"이라며 "양국의 협력으로 이런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최근 들어 한국과 중국이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관계가 아닌 경쟁적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아시아에는 지역경제 공동체가 존재하지 않고, 경쟁에 노출되면 긴장 관계가 매우 커진다”며 “경쟁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을 통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국이 학생 교류는 활발한데 교수나 연구진의 교류가 적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교수는 “교수와 연구진의 교류와 협력으로 혁신적인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