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시네마 월트타워에서는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제작 필름몬스터·배급 롯테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재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 한정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이야기 구성과 차진 대사, 풍성한 캐릭터 설정, 매끄러운 촬영 기법 등으로 러닝타임 115분을 지루하지 않게 채워냈다.
이재규 감독은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미디어 기기, SNS가 친밀하다. 나이 불문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없다고 보인다. 제게도 휴대전화는 가장 가까운 친구다. 그러나 문득문득 이 친구를 떠나 살아보고 싶다는 이율배반적 마음이 들지 않나. 이러한 소재를 영화로 다룬다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삶을 반추하고 위로도 느끼며 생각할 거리가 많을 거라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감독은 “한국 사람이 보고, 즐기고, 웃을 수 있는 영화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적 정서나 상황,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원작과 다른 캐릭터 표현이 있더라도 한국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다”며 원작과 다른 결을 설명했다.
극 중 인물들에게 걸려오는 치명적(?) 내용의 전화 또한 영화의 백미 중 하나. 특히 배우 이순재, 라미란, 조정석 등 유명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감독은 “극 중 인물들에게 걸려오는 전화들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중요한 외부 자극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 관객들이 잘 알고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다. 제작사 혹은 제가 인연이 있는 분들을 캐스팅 했다”고 설명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확인한 배우들 역시 만족스러운 눈치. 극 중 친구 모임의 리더이자 성형 명의 석호 역을 맡은 조진웅은 “올해 ‘독전’, ‘공작’이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저로서는 스코어보다 영화가 완성돼 관객과 만나는 게 더 영광스럽다. 올해 세 번째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는데 앞선 두 작품과 ‘완벽한 타인’은 결이 다르다. 전작들이 소화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이 영화는 소화보다는 바로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 소통의 의미에서 관객들이 찾아주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 역을 맡은 염정아 역시 ‘공감’에 큰 비중을 두었으며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가 갔다는 입장. 그는 “수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전업주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평범한 여자를 연기한다고 생각하며 연기했고 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해 이목을 끌었다.
이서진은 ‘완벽한 타인’을 통해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사랑이 넘치는 꽃중년 사장 준모로 능청스러운 면모를 드러낼 예정.
이서진은 “오랜만에 영화 촬영을 해 기쁘다. 오랜 인연을 가진 이재규 감독과 믿고 갈 수 있는 배우들이 많아서 저의 부족한 부분도 채울 수 있겠다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능글맞은 캐릭터는 제게 어렵고 힘든 역이다. 다른 두 가족은 오랜 결혼 생활을 한 콘셉트고 준모는 신혼이라는 콘셉트기 때문에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캐릭터 성격이며 설정이 쉽지 않았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잠금해제 게임을 제안한 예진 역의 김지수는 영화를 보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다고. “제가 놓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속상하지만 작품은 시나리오보다 더 재밌게 나왔다”고 거들었다.
영화의 차진 대본 덕에 바른 생활 표본 변호사 태수 역의 유해진은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까지가 애드리브냐”는 질문까지 받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상황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소소한 재미가 있기를 바랐다. 현장에서 생각날 때나 배우들과의 협의를 통해 애드리브를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tvN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 등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윤경호는 다혈질 백수 영배 역을 맡았다. 전작들보다 큰 비중을 자랑, 웃음과 여운을 남기는 인물을 안정적으로 표현해냈다.
윤경호는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리게 됐다. 두 작품 모두 제게 고마운 작품이다. ‘완벽한 타인’의 경우는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본 경험이 처음이라 감격스럽다. 언제 또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또 역할을 맡게 된다고 해도 열심히 할 것”이라며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치밀한 구성과 드라마가 돋보이는 영화 ‘완벽한 타인’은 오는 10월 31일 개봉된ㄷ. 러닝타임은 115분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