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타격이 중국 경제 전반에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물가 상승폭도 계속 확대돼 우려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9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전월치 2.3%를 0.2% 포인트 상회한 것이자 7개월 만에 최고치다.
1%대를 유지했던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3개월 연속 2% 이상을 기록하고 수개월간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7월 이후 각각 2500억 달러어치, 1100억 달러어치의 상대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상태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물가상승은 중추절(추석), 국경절 연휴 등으로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라며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불길한 조짐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무역전쟁 타격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는 오름세를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경기선행지수로 분류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둔화세를 지속하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9월 중국 P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6%로 시장 전망치인 3.5%는 웃돌았지만 지난달(4.1%)과 비교해 무려 0.5%p 둔화됐다. 원자재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했고 업종별로는 비철금속광물제조업이 8.1%, 철금속 제련 및 압연 가공업이 7.2%,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제조업이 7.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지만 지난달과 비교하면 각각 0.9%p, 2.3%p, 0.9%p 둔화된 수준이다.
시장 우려와 달리 중국 당국은 "PPI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둔화된 것은 기저효과의 영향"이라며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조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중국 PPI는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했다.
물가인상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근의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통계국은 "올해 물가상승률 상한선인 3% 이내로 유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 1~9월 중국 CPI 평균 상승률은 2.1%로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중국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가을이 지나면 채소 가격이 다시 안정을 찾고 비식품군 가격, 특히 부동산 매매·임대가의 경우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