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요구하거나 탈취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기술자료를 탈취당했다고 주장한 기업은 13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하게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은 17개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공기업 A사는 중소기업 B사가 제안한 기술을 다른 업체에 넘겨 유사한 서비스가 출시되도록 해 동시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이 정부‧공공기관과 계약을 맺을 때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수수료는 공공기관이 부담하도록 하는 중소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중기부는 “공공기관의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중소기업과 거래할 때 비밀유지협약 체결을 의무화하고, 기관평가 반영, 민간-공공기관 R&D 준수사항 신설 등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기술탈취 행위자가 누구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공공기관은 설립 목적 자체가 공익성을 띤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며 “먼저 공공기관의 기술탈취를 근절시킬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