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시인 별세, 독자들 추모 잇따라… "따뜻한 글로 20대의 고통을 위로. 고마웠습니다"

2018-10-04 14:28
  • 글자크기 설정

독일로 건너가 꾸준히 시를 쓴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오후 7시 5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4세. 사진은 지난 2011년 12월 13일 신작 장편소설 '박하'의 출간에 맞춰 방한한 서 작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별세했다.

시인의 작품을 편집·출간한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어제 저녁 시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자택에서 밤새 병세가 악화해 다음 날 아침(현지 시간)에 눈을 감으셨다"고 밝혔다.
시인은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이후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

지난 8월에는 2003년 나온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을 15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내기도 했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방송국 스크립터 등으로 일하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집 '슬픔 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와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뒤 1992년 돌연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와중에도 꾸준히 시를 써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등 4권의 시집을 냈다.

시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문학청년 시절 허수경 시인의 작품은 처음 만나는 충격이었다. 허수경 시인의 시를 통해 익숙함을 깨야 시적 성취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았다. 아름다운 문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십 년 전 내가 동경하던 친구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읽어주었던 시들. 기억하고 싶어서 시집을 사고 책장에 두었다. 지난 봄 이별을 하고 공원 벤치에 앉아 중얼거리며 기도하듯 시를 읽었다. 시인의 언어가 있어서 나는 충분히 슬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슬픔 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를 읽었고 '혼자 가는 먼 집'을 읽었고 어젯밤에는 '너 없이 걸었다'를 읽다가 잤다. 내가 시인 허수경을 읽어온 세월이 30년이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