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업계가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의존증에서 탈피, 내국인 고객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면세점업계의 독보적인 큰손인 유커 유입이 사드 보복 이후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데다, 따이공(보따리상) 수요로는 순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유커 1번지인 롯데면세점은 2030세대 공략을 통해 내국인 수요 창출에 힘쓰고 있다. 6월에 시작한 ‘냠’ 광고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냠은 롯데면세점의 영문 표기인 ‘Lotte Duty Free’의 이니셜인 ‘LDF’를 한글로 형상화해 만든 것으로, ‘맛있게 쇼핑하자’는 콘셉트로 젊은 내국인에게 어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내국인 고객을 겨냥해 ‘신라팁핑’ 시스템을 시작했다.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 후 리뷰를 쓴 뒤 다른 사람이 구매할 경우 발생 매출의 최대 3%까지 포인트로 제공한다. 또 지난 7월에는 내국인 전용 멤버십 서비스 ‘라라클럽’을 도입했다. 자주 출국하는 고객, 젊은 층, 부부 등을 개별 관리,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로 적립해 캐시로 제공하고, 인기 상품 우선 구매 혜택 등을 제공한다. 라라클럽 도입 후 일 평균 내국인 고객 매출이 이전보다 18%가량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은 해외여행 성수기인 추석 명절을 맞아 내국인에게 보름달처럼 꽉 찬 혜택을 제공하는 ‘풀 문 파티(Full Moon Party)’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명동점에서 제휴카드로 300달러, 600달러, 1500달러 이상 구매 시 각각 9만원, 15만원, 27만원의 선불카드를, 인천공항점에서 제휴 카드로 300달러, 600달러, 1500달러 이상 구매 시 각각 3만원, 6만원, 12만원의 선불카드를 각각 지급한다. 또 인천공항점 KT 로밍센터 이용고객에겐 각종 특별 혜택을 담은 쿠폰북도 제공한다.
면세점들은 내국인 고객 유치로 유커가 빠진 자리와 보따리상으로 떨어진 수익구조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억6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로 역대 최대였다. 그러나 이후 매출이 점점 줄어 지난 4월 15억2400만 달러, 지난달에는 13억4000만 달러로 떨어졌다.
다만 업계의 고민은 내국인의 면세 한도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일본과 중국의 내국인 면세한도는 각각 1800달러, 1165달러다. 반면 내국인은 면세점에서 3000달러(약 338만원) 이상 구매할 수 없고, 면세 혜택도 600달러(약 67만원)에 불과하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11월이면 한곳 더 늘어나고, 서울 곳곳에서 언제든 편하게 면세쇼핑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늘어난 반면 면세한도는 아직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면서 “면세 산업을 키우려면 정부의 내국인의 한도 증대 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