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렛 캐버노(53) 미국 대법관 후보가 성추문에 휩싸였다. 캐버노 후보의 낙마 시 대법원의 보수 판도를 굳히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한 익명의 여성은 워싱턴포스트(WP)에 30여년 전 10대 시절에 캐버노가 자신에 강간을 시도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캐버노 후보가 주장을 부인하자 이 여성은 16일(현지시간) 실명을 공개하고 나섰다.
성추문이 확산되면서 캐버노 후보의 ‘신속한 인준’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이번 주장이 30여 년 전의 일인 데다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만큼 캐버노 후보의 낙마가 확실하지는 않다는 게 외신들의 진단이다.
캐버노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상원 법사위원회는 오는 20일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표결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공화당의 제프 플레이크 의원은 포드의 실명 공개 후 법사위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면서 포드로부터 청문회를 실시한 다음 인준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민주당 척 슈모 의원도 법사위에 표결을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만약 인준안이 법사위를 지나 상원 전체 표결로 넘어가더라도 현재로선 가결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상원 100명 중 공화당은 51명, 민주당은 49명이라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2표만 나와도 인준안은 부결된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와 리사 머코우스키는 여성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의원들인 만큼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공화당 일각에서는 중간선거를 약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성추문에 휩싸인 캐버노 후보의 인준을 강행했다가 ‘미투’ 움직임으로부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