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달 20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남북은 이미 평화협력 관계로 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평화’를 매개로 한 접경 지역 관광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단 계획을 갖고 DMZ관광 평화추진협의회를 발족한 만큼 낙후된 남북 관련 관광상품을 지속 가능한 평화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장승재 ㈜DMZ 관광 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한 달 후인 5월 26일에는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극비리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고 넉달 후인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제3차 남북회담을 갖고 남북간 평화협력의 여정을 시작했다.
경색 관계에 있던 남북이 화해무드로 변화하면서 국민은 그동안 막혀 있던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런 가운데 남북 두 정상은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양측의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장승재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도 서서히 변화가 오고 있다"며 "잠시 주춤한 면도 있었지만 3차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끝났고 금강산관광 재개도 약속된 만큼 접경 지역 관광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부 역시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전 세계가 남북관계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DMZ 관광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DMZ 관광 콘텐츠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는 "‘안보관광’으로 풀이됐던 접경 지역 관광 현장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제3땅굴 하나만 예로 들어도 3~40년 전 관광코스와 별반 차이가 없고 통상 땅굴과 전망대를 견학하는 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승재 대표는 "DMZ는 역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나라 관광 역시 DMZ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그동안 이런 부분은 간과됐고 방한 관광객의 방문지는 서울과 부산, 제주 등에 치우쳤고 쇼핑 위주 관광으로 점철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대표는 "관광 콘텐츠가 좋으면 재방문율은 자연스레 높아진다"며 "견학에 치우친 관광 콘텐츠는 지양하고 안보를 밑바탕으로 해 평화와 생태관광 콘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남북 관계가 변화되기 전까지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DMZ는 등한시돼 왔다”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정치적 군사적 문제가 담긴 접경 지역 관광을 문화·관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발족한 '평화관광 추진협의회'와 관련해선 "정부의 조직은 국가의 상황에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상황에 좌우되는 불안한 조직이 아닌, 탄탄한 조직을 구축해 구체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 관광 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 조직이 국가 상황에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모든 변화는 급작스럽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천천히, 좀 더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물론 최근 정부가 DMZ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는 있지만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면서 "남북 관광이 현실화하면 비단 DMZ 관광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인 만큼 정부 먼저 내실 있는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부가 나서서 분단을 넘어 남과 북의 교류, 평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