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3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의 기준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 SNS를 통해 '소년법 폐지'를 요청한 국민청원 등에 대한 답을 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청원은 지난 6월 관악산에서 벌어진 고교생 집단폭행 사건을 계기로 미성년자 피의자에게도 엄벌을 가할 수 있게 소년법을 개정·폐지해달라는 내용을 담아 지난달 3일에 게시돼 이달 2일 20만명 이상의 참여를 얻었다.
김 부총리는 청원 답변에서 "14세 기준은 1953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를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했다"며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26개나 발의돼 있어 관련 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는데 13세 범죄만 보면 14.7% 증가했다"며 "13세 이후 범죄가 급증한다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호 국민청원 답변'으로 소년법 폐지 청원에 답할 당시에는 조국 민정수석을 통해 "만 14세 청소년 중에는 성숙하지 않은 인격을 가진 학생도 많아 연령만을 기준으로 소년법 개정을 논하기 어렵다고 한 바 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대구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피해 사건과 관련해 미성년자 성폭행범을 엄벌해 달라는 청원에 대한 답도 내놨다.
이 청원은 6월 24일에 게시돼 총 35만여 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김 부총리는 "현재 특정강력범죄를 2회 이상 저지른 소년의 소년부 송치를 제한하는 법, 형량을 강화하는 법안 등이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청소년 범죄는 처벌 강화로만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년범죄 예방과 소년범 교화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폭력에 대한 엄정한 처리 원칙은 지켜나가되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도 보완돼야 한다"며 "앞으로 정부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