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경제성이 낮아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면목·목동·난곡·우이신설 연장선 등 4개 비강남 도시철도사업에 수조원에 달하는 공공재정을 투입, 2022년 조기 착공한다. 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 등 개발이익을 환수해서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별도로 조성해 강북을 발전시키기 위한 균형발전 재원으로 활용한다.
박 시장은 이날 강남북 격차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하고 강북의 교통, 도시계획, 주거 등에 대한 집중투자로 강북지역의 생활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민자사업자 선정 난항으로 지지부진했던 면목선 등 4개 노선 비(非)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면목선·우이신설 연장선·목동선·난곡선 4개 노선이 대상으로, 제2차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올해 말 발표 예정)에 반영해 2022년 이내 착공 목표로 조속히 추진한다.
4개 노선을 건설하는 데는 전체 사업비가 2조8000억원(국비 40%, 시비 60%)이 소요되며, 1조8000억원가량을 서울시 예산으로 투입한다.
박 시장은 이날 발표 자리에서 “교통체계를 완전히 바꾸겠다”며 “미아역은 천장부터 완전히 뜯어내고 벽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최고 작품을 갖다 놓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6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강북구의 대표적인 골칫거리였던 우이동 파인트리 스파앤콘도는 2020년 내 준공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든다. 박 시장은 “북한산 경관을 회복하고 지역 관광 자원과 이를 연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시가 일부라도 인수해서 시민 휴양지, 게스트하우스 등 공공개발을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오르막과 구릉지가 많아서 기존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경사형 모노레일, 곤돌라 같은 ‘신(新)유형의 교통수단’ 도입도 검토한다. 2020년부터 각 5개 권역에 각 1개소씩, 2022년부터는 자치구별로 1개소 이상을 목표로 설치를 추진한다.
아울러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강북 이전도 추진한다. 강남 또는 도심권에 있는 기관을 강북지역으로 옮겨 지역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강남권에 소재한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을 우선 검토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시는 '공공기관 이전 추진단(TF)'을 가동, 이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상기관을 확정해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상업시설도 비강남 지역에 집중토록 배정한다. 박 시장은 “상업지역 배분 물량의 35%를 동북권·서남권에 배치했는데, 앞으로 소외된 지역의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업시설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1조원 규모 '균형발전특별회계'(2019~2022)도 별도로 조성해 균형발전 재원으로 활용한다. 특별회계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교부액과 일반·특별회계 전입금, 과밀부담금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그 외 도시개발 및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 초과이익환수금도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균형발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균형발전담당관'도 기획조정실 내에 내년 1월 신설한다.
저층 주거지의 72%를 차지하는 노후주택과 인근의 낙후된 주거환경을 정비·재생한다. 장기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중심 창업공간’, ‘청년주택’,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22년까지 총 1000가구를 매입해 청년·신혼주택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이번에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큰 원칙과 방향을 세운 만큼, 이번 발표 구상과 계획들은 연말까지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교통, 주거환경, 지역 경제활성화 등 각 분야에 대한 세부 추진 계획을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말까지 사업별로 예상물량, 시기, 예산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균형발전특별회계는 전체 서울시 예산 중 1조원가량을 별도로 빼서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비에 쓰는 용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