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오히려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뺀 상반기 순익은 오히려 줄어 특정 업종·기업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6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4조4000억원, 순이익은 6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56%, 1.27% 각각 증가했다.
특히 순이익은 상반기 기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61조원(533개사 기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3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41% 감소했다. 매출액은 468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조원으로 0.66% 줄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렸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예상치를 100으로 잡았다면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100보다 높았다"며 "둔화 조짐을 보이더라도 3분기는 2분기보다 좋아질 거라 본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대보다는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특히 삼성전자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줄어드는 등 수출기업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7%가량 감소, 특정 업종·기업 쏠림 현상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80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0.20% 늘어난 5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41조원가량으로 7.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순익은 22조7000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35.9%를, SK하이닉스는 7조4000억원으로 11.8%를 차지했다.
두 기업의 순익을 합치면 전체 순익의 50%에 육박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이 늘어나는 건 좋은데 이익의 질이 좋지 않다고 본다"며 "반도체 업종의 쏠림현상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