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페이 송금사고, 인기 비디오 게임 '몬스터헌터: 월드' 판매 중단 처분까지,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15일 발표할 2분기 실적 악화까지 예상되며 텐센트 주가는 현재 연중 최고점 대비 27% 하락한 상태다.
◆인기 비디오게임 판매금지 처분에···주가 5% 폭락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 게임 판매 플랫폼 위게임은 이날 '몬스터헌터: 월드' 콘텐츠가 당국 규정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처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는 20일까지 반품하면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업체 캡콤(CAPCOM)의 대표작인 '몬스터헌터: 월드'는 플레이어들이 거대한 몬스터들과 혈투를 벌이고 사냥하는 엑션 게임이다. 지난 2분기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830만장에 달한다.
텐센트는 이 게임을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해 지난 8일 중국 내에서 출시했다. 게임 출시 전에만 100만장 이상의 예약 주문을 받았을 정도로 반응도 좋았지만 결국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하게 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최근 중국 인터넷 부문에 대한 당국의 통제는 한층 강화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가뜩이나 최근 게임 사업 부문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는 텐센트에 충격을 가했다. '몬스터헌터:월드' 게임 판매 중단 충격에 14일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장중 5%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 위챗페이 송금사고···당국에 소환
악재는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 텐센트 관계자는 중국 저장성 공상국으로부터 소환돼 면담을 받는 이른 바 웨탄(約談)’을 받았다고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가 15일 보도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위챗페이에서 발생한 송금 사고 문제 처리가 미흡했다는 이유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위챗페이 이용자 A씨가 최근 친척 B씨에게 송금하려던 돈 8만 위안을 같은 B씨와 닉네임을 사용하는 C씨에게 잘못 보냈다. C씨는 A씨를 수신 차단해 버렸고, A씨는 텐센트 고객서비스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미 송금된 돈은 반환될 수 없다며 C씨와 직접 논의해 해결하라는 답만 돌아왔다. C씨의 신상정보를 전혀 모르는 A씨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A씨의 억울한 사연이 신문에 보도되자 C씨가 먼저 돈을 돌려주며 사건은 해결됐다.
이에 대해 저장성 공상국은 그 동안 위챗페이의 송금사고와 관련해서 비슷한 신고를 수 차례 받았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텐센트 고객서비스 측은 적극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텐센트도 14일 잘못된 점을 시정하고 위챗페이 실명세 실시, 거래안전 장치 완비, 애프터서비스(AS)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약속했다.
◆ "게임 부진에···" 2분기 실적도 '먹구름'
15일 저녁 발표될 텐센트 2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앞서 UBS는 보고서에서 텐센트 2분기 모바일·PC 게임매출이 전분기 대비 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20% 남짓 하락한 170억 위안(약 2조8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당국이 게임 판호(版號, 중국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 승인의 고삐를 조이는 등의 영향으로 신규 게임 출시가 미뤄지고 치열한 경쟁에 시장 성장세도 둔화한데 따른 여파라는 분석이다.
잇단 악재에 텐센트 주가도 연일 추락하고 있다. 올 1월말 최고점이었던 474홍콩달러에서 14일 종가 기준 348홍콩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고점 대비 26% 넘게 하락한 것이다. 15일 오전장에서는 주당 340홍콩달러 선도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