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간 무역분쟁 경계감이 한국 증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북한 리스크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기업지배구조, 낮은 배당성향 문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의 분석 결과, 한국의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12개월 선행 주당배당금(DPS) 기준 한국의 배당성향은 19.8%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포함된 주요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다.
염동찬 연구원은 "배당수익률 역시 삼성전자의 배당확대로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선진국의 배당성향은 30~40%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해왔고, 한국은 20% 내외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기업지배구조가 꼽힌다. 한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염동찬 연구원은 "2017년 연평균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금액 비중을 비교하면, 미국(S&P500)은 1.3% 수준이지만 한국(코스피 기준)은 0.5%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대표지수 포함 종목 중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기업의 비중을 살펴봐도 미국은 S&P500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 하지만 한국은 13% 수준이다. 염동찬 연구원은 "스튜어드십코드 활성화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수 기관투자자가 다수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 하나만으로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