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평양 인근의 산음동 연구시설에서 새로운 ICBM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WP는 정보기관이 수 주내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이 시설에서 액체연료를 활용하는 ICBM을 한 기나 두 기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미 국립 지리 정보국(NGA)에서 수집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현재 이 공장은 최소 화성 15호 한 기 이상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이 같은 사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협상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에서 개발을 진행중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이 같은 정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북한이 더 이상 핵 위협이 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지 수 주 뒤에도 무기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이 비밀리에 운영하는 강산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상원 청문에서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핵분열 물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새 미사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했었다.
WP는 미 정보기관 수집 자료에 따르면 정상회담 이후 북한 고위관료들이 핵탄두와 미사일 보유량, 유형과 관련 설비 수를 미국에 속이고 국제 사찰을 거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전략에는 탄두 수십개는 보유하고 20개는 폐기하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 당국자는 WP에 ”이전과 같이 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정상회담에서 약속한대로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엔진실험 스텐드를 철거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서해실험장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해 발사시험장 폐기를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WP는 시험 스탠드의 경우 수 개월 만에 복구가 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WP는 미사일 전문가들이 이번주 산음동 공장의 미사일 개발 정황이 있는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WP에 “상업위성 촬영 사진에서 자재를 공급하는 트럭 등 차량의 이동이 나타나 미사일 공장의 가동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플래닛 위성사진을 분석한 루이스 국장은 “산음동 시설은 가동중으로 컨테이너와 차량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 시설은 북한이 ICBM과 위성발사 차량을 제작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이전에 북한이 ICBM을 옮기는데 사용되던 트레일러가 등장했다.
루이스 국장측은 미 정보기관이 강산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추정하고 있는 대규모 시설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시설은 북한의 평양 남서쪽 천리마 구역의 축구장 크기 건물로 높은 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복합시설에는 경비가 이뤄지는 입구 한 곳이 있고 직원들이 사용하는 고층 건물을 갖췄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 시설은 2003년 완공됐다.
미 정보당국은 수 십 년 동안 시설이 운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우라늄 농축 보유량이 알려진 것보다 많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비밀 시설에서 생산한 우라늄 농축을 감안해 핵무기 보유량 추정치를 높였다고 WP는 밝혔다.
WP는 강산 시설에 대해 유럽 정보기관 일부가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나 미 정보기관들은 이 시설이 최소 2개 이상의 농축 공장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 당국자와 사설 분석가들 일부는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핵과 미사일 시설 가동 중단을 공개적으로 약속한 적이 없어 북한 무기 복합단지 내 활동 지속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켄 가우스 해군연구소 북한 전문가는 WP에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합의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의 생존과 김씨 가족 통치의 영구화가 김 위원장의 원칙”이라며 “그들의 생각에는 핵 프로그램이 미국의 정권교체에 대응하는 억지력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핵 포기는 북한 정권의 원칙 두 가지를 훼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영구 비핵화를 핵무기에 대한 즉각적인 항복과 무기 생산 공장에 대한 폐기라는 식으로 김 위원장의 의도를 잘못 읽고 있다고 지적한다.
루이스 국장은 WP에 “북한은 핵무기 포기를 위해 협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핵무기를 인식시키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핵과 ICBM 실험이 없는 식으로 한계를 정해놓으려 한다. 그들이 제안하는 것은 폭탄은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첩보위성이 북한이 ICBM을 만들었던 산음동 공장에서 새로운 활동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위성과 적외선 사진을 통해 차량이 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미사일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이전에 ICBM을 이동하는데 쓰였던 트레일러가 사진에 나타났으나 덮여 있어 무엇을 싣고 있는지 확인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38노스 설립자인 조엘 위트는 로이터에 “북한이 합의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미국과 핵 능력을 억제하기 위한 협상을 하면서도 핵 물질 생산을 지속했던 냉전시대 미국과 협상하던 구 소련이나 최근에는 이란과 같은 경우”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는 로이터에 북한이 고속으로 지구궤도에 진입할 때 견디고 핵 탄두를 나르는 능력이 있는 재진입 미사일의 신뢰할 만한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새 미사일을 만든다면 이러한 진입 수단과 보다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실험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액체연료 ICBM은 연료주입에 시간이 오래 걸려 고체연료만큼 위협이 되지 못하고 인근에 우리 무기가 있다면 시간 내에 발사를 저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