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허망하게 어린 성민이를 보낸 아버지가 당시 올렸던 편지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23개월 아기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2007년 5월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성민이사건'으로 어린 아들을 잃은 이씨의 편지가 함께 올라왔다.
이어 "성민이 재판은 끝났습니다. 재판이 끝난다는 건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 성민이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어둠 속에 학대당하며 힘겹게 숨 쉬고 있을 제2의 성민이를 구해야 합니다"라며 도움을 청했다.
또한 이씨는 세상을 떠난 아들을 향해 "아빠가 성민이한테 해준 게 하나도 없어서 너무 미안해. 멍들고 지쳐서 아빠를 바라볼 때도 아무것도 몰라서 정말로 미안하다. 아빠가 우리 성민이 이렇게 만든 나쁜 아줌마 아저씨 꼭 벌받게 할게. 보고 싶은 우리 성민아"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씨는 아내와 이혼 후 돈을 벌기 위해 24시간 아이를 돌봐주는 해당 어린이집에 두 아들을 맡겼다. 하지만 그곳에 간지 3개월 만에 성민이가 주검이 돼 돌아왔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소장 파열에 의한 복막염 때문이었다.
유족들은 아이의 몸이 상처로 가득하자 어린이집 원장부부로부터 아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민이 형 역시 동생이 어떻게 폭행을 당했는지 진술했지만, 법원은 어리다는 이유로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원장부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민이가 피아노에서 떨어져 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법원은 성민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 '업무상 과실치사'만 적용해 원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 원장 남편은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만을 선고했다.
넘쳐나는 증거에도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로 끝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가 쏟아졌고, 해당 청원글을 올라온 지 3일 만인 25일 오후 20만을 돌파해 청와대 답변만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