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구 삼양동의 옥탑방에서 한달살이를 시작했다. 실제 살아보면서 삶의 문제를 찾고, 해법도 찾는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의 삼양동 생활은 지난 22일부터 진행됐다. 경전철 솔샘역 언덕길 중간에 위치한 면적 30.24㎡ 규모, 청록색 대문 집 2층의 조립식 건축물이 임시거처다.
방 2개에 화장실이 전부다.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평상이 외부에 놓여 있다. 무더위에 연신 땀을 닦아내던 박 시장은 "주민들에게서 듣는 시간을 갖겠다. 민생 문제와 강남북 격차 등을 구청에 가서 듣고 시청에서 회의하는 건 부족하다"면서 "와서 보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앞서 민선 7기 서울시장 선거 당시 '지역균형발전'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달 2일 취임사에서 "서울시장의 힘이 가장 필요한 지역으로 시장실을 옮기겠다. 먼저 강북에서부터 시민들과 기거하며 동고동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단히 챙겨온 짐 정리를 마친 박 시장은 집 앞으로 나와 지역주민들과 담소를 나눴다. 첫날 잠자리가 바뀐 탓에 늦게까지 방 안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고 전해졌다.
23일 박 시장은 시청으로 출근하는 대신 지역에서 하루를 보냈다. 오전에는 삼양동 주민센터와 미동경로당을 찾았고, 오후에는 구립 아람어린이집 등에 들러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의 이번 한달 거주를 통해 현장에서 수렴한 의견을 주민 삶에 실질적 보탬이 될 정책으로 담아낸다는 구상이다. 시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법적·제도적 규제사항은 중앙부처 및 국회 등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