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제조업체 BMW가 중국 회사와 손 잡고 생산기지를 옮기고 공장을 짓는 등 중국 내 시장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수조원에 달하는 관세전쟁으로 치달은 데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놓치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현지 일간지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BMW와 중국 창청자동차(長城汽車·Great Wall)가 중국에서 인기모델 '미니' 시리즈의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했다고 11일 보도했다.
BMW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됐을 때를 대비한 계획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BMW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가동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라인 일부를 미국 외 지역으로 옮긴다는 소식이 미국 현지 신문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포스트앤드쿠리어에 따르면 BMW는 중국 합작사인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그룹 홀딩스와의 최근 계약에 따라 중국 내 제조시설의 생산량을 내년까지 연산 52만 대로 늘리는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탠버그에 있는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매긴 40% 관세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달 들어 중국은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 조치에 따라 관세를 당초의 25%에서 15%로 낮췄다. 하지만 미국이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이날부터 중국 역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돼 중국에 수출되는 차량에는 무려 40%의 관세가 부과된다.
BMW는 중국에서 잘 팔리는 SUV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따라서 독일 회사지만 미국산 자동차에 붙는 40%의 관세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단지 중국 기업과 합작하며 생산 시설을 중국 내 기지로 옮기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포스트앤드쿠리어는 “아직 BMW 측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며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조시설을 급작스럽게 이동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