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전 멕시코 시장이 1일(현지시간) 치른 대선에서 예상대로 압승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와 경쟁한 후보들은 패배를 인정하며 오브라도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업체들은 이날 대선 투표가 끝난 뒤 일제히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파라메트리아는 오브라도르가 53~59%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 후보와 20%포인트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예상됐던 오브라도르의 압승이 구체화하자 경쟁 후보들은 하나둘 패배를 인정했다. 집권당인 제도혁명당(PRI)의 호세 안토니오 미드 후보는 "멕시코의 이익을 위해 나는 그(오브라도르)가 최고의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브라도르의 승리는 2012년 대선에서 오브라도르와 근소한 차로 승리한 엔리케 피냐 니에토 대통령이 이끄는 PRI에 큰 상처가 된다. PRI는 지난 89년간 12년만 빼고 줄곧 집권한 멕시코 간판정당이다. 오브라도르는 이번 대선에 2014년 자신이 창당한 모레나(국가재생운동)를 기반으로 좌파 노동당(PT), 우파 사회만남당(PES)과 함께 꾸린 '함께 우리가 역사를 만든다' 소속으로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브라도르가 한 세기 만에 처음으로 멕시코 양대 정당인 PRI와 국민행동당(PAN) 소속이 아닌 대통령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멕시코가 민주정치로 이행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탄생한 첫 좌파 대통령이기도 하다. 경제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쁜 남부 출신으로는 70여년 만에 처음 집권하게 된다.
좌파 민족주의자로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오브라도르는 부정부패 일소, 조직범죄 소탕, 국가주도 성장,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적 독립 등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그가 집권하면 니에토 대통령이 추진하던 친시장 정책, 특히 에너지시장 개방 등에 제동을 걸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