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 박성현이 오랜 부진을 씻어내고 메이저 대회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 공동수상을 차지한 유소연과 2차 연장 승부 끝에 거둔 우승이라 더 값졌다.
박성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6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유소연,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함께 연장전을 치렀다.
박성현은 지난해 7월 US여자오픈 이후 약 1년 만에 메이저 대회 2승, LPGA 투어 통산 4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에는 5월 텍사스 클래식 이후 두 번째 우승이다.
대회 첫날 단독 선두로 시작한 박성현은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3라운드에서 유소연에게 4타를 뒤진 단독 3위로 밀렸다. 하지만 마지막 날 박성현은 유소연이 2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2타를 잃은 사이 3번 홀(파3)과 4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단숨에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이후 박성현과 유소연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유소연이 6, 7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앞서 나갔으나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2타를 잃었다. 박성현은 파 행진을 벌이다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뒤 18번 홀까지 파로 막아 유소연과 나란히 10언더파를 맞췄다. 앞서 8타를 줄인 하타오카까지 3명이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계속된 1차 연장에서 하타오카가 유일하게 버디를 못 잡아 먼저 탈락했다. 2차 연장은 박성현과 유소연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16번 홀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박성현은 약 3m, 유소연은 약 7m 버디 퍼트를 남기고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됐다.
약 20분 뒤 재개된 경기에서 유소연의 버디 퍼트가 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고, 박성현은 과감한 버디 퍼트를 홀컵 뒷벽을 맞춰 떨어뜨려 ‘메이저 퀸’의 자리에 올랐다. 박성현은 우승 퍼트를 성공시킨 뒤 그동안의 설움을 날리는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유소연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할 수 있었지만, 연장전 석패로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3승과 함께 아쉽게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