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들인 증권사 새 NCR에 ‘악'

2018-06-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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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 위험액 60%로 상향

증권사 "현실 맞지 않은 규제" 불만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봐왔던 증권사가 울상이다. 금융당국이 새 순자본비율(NCR)로 부동산 투자를 옥죄기로 했다. 업계에는 현실을 무시한 규제라는 불만이 많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업규정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증권사 NCR에 적용하는 부동산펀드 위험액 산정비율을 24%에서 60%로 올린다. 투자액이 100억원이라면 지금까지는 위험액을 24억원으로 잡았지만, 앞으로는 6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NCR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새 투자에 나설 수 없다. 건전성 지표인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다음 업무단위별 요구 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위험액이 늘어날수록 NCR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이번 조치는 부동산에 그만 투자하라는 얘기로 볼 수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대한 부동산 투자 규제도 깐깐해진다. 부동산 관련 대출(만기 1년 이상)에 대한 신용위험액 산정비율이 올라간다. 이를 반영하면 위험액이 1.5배가량 커진다.

반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은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준다. 코스닥 상장사 주식에 대한 위험액 산정비율은 6~12%에서 5~10%로 낮아진다. 만약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금융위원회 지정)가 중소·벤처기업에 1년 이상 투자했다면 해당 주식은 위험액 산정 대상에서 아예 빼준다.

금융당국은 이번 금융투자업규정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부동산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자금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갈 수 있게 유인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투자를 확대해왔던 증권사는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증권사 덩치에 따라 'NCR 양극화'도 심화될 수 있다. 자기자본에 비례해 위험액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국내 주요 증권사 33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NCR은 2017년 말 평균 625%를 기록했다. 33곳 가운데 24곳은 평균을 밑돌았다. 이에 비해 상위 9곳은 평균 1345%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가 238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NH투자증권(1811%)과 KB증권(1610%), 한국투자증권(1470%), 삼성증권(1160%) 순으로 NCR이 높았다. NCR이 300% 미만인 증권사는 7곳으로 모두 중소형사였다.

NCR이 100% 미만인 증권사는 경영개선 권고를 받는다. 물론 100%는 증권업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비율이다. 투자할 때마다 NCR도 떨어지기 때문에 1000% 이상인 증권사가 많은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험한 부동산 자산은 거의 없다"라며 "안전한 부동산 투자까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규제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로 취득하는 자산부터 세칙을 적용한다"라며 "규제 강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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