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처럼 예쁜 외모로 ‘필드 인형’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노린다. 제주의 바람도 이겨낸 박결이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큰 기대를 받으며 투어에 데뷔했지만, 준우승만 5번 기록하고 우승은 한 번도 못했다. 그를 따라다니던 ‘필드 인형’이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도 이젠 부담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무리한 연습 탓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결은 이틀 내내 거의 결점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36홀을 돌면서 보기는 첫날 1개밖에 안 나왔고, 버디는 10개를 잡았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박결은 “오늘 전체적으로 좋았다. 샷도 좋았고 특히 퍼트까지 좋아서 보기 없는 플레이 할 수 있었다”며 “우승을 하고는 싶지만,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승 없이도 3년 동안 꾸준하게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한다. 내일도 보기를 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결은 지난 4월 등 부상을 당했다. 흉추 부분에 담이 심하게 와서 한 달간 골프채를 잡지도 못하고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지난달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부상 부위가 완벽히 낫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부상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파워풀한 스윙으로 연습을 많이 해서 생긴 부상이라 더 속상했다.
박결은 “대회 기간이 아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괜찮다가도 중계를 하는 금, 토, 일요일이 되면 불안한 마음이 생겼는데, 그래도 중계는 챙겨 보게 되더라”며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았는데 연습을 하니까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속상한 마음에 앞으로 골프를 못 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람은 아픈 만큼 성장을 하는 법. 박결도 부상을 경험하면서 한층 성숙해졌다. 박결은 “우승이 없다 보니 압박이 심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라며 “마음을 비우고 쳐서 그런 지 퍼트가 잘됐다”고 말했다.
마음은 비웠지만, 우승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박결의 올해 목표도 당연히 생애 첫 우승이다. 박결은 “(우승) 기회가 왔으니 잡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며 “내일 안 떨릴 수는 없겠지만, 캐디와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웃으면서 치면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