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얼음공주’ 김자영 “예전도 지금도 나는 김자영이다”

[인터뷰하는 김자영. 사진=KLPGA 제공]

‘얼음공주’ 김자영2이 첫날부터 뜨거운 샷을 선보였다. 티오프와 함께 5개 연속 버디를 잡으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첫날 리더보드 가장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자영은 8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S-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오전 조에서 먼저 경기를 끝낸 김자영은 공동 선두로 첫날을 마감했다.

10번 홀(파5)부터 시작한 김자영은 14번 홀(파4)까지 5개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화끈하게 출발했다. 5연속 버디는 생애 처음이다. 또 이날 적어낸 66타도 올 시즌 개인 최소타 기록이다. 이후 파 행진을 벌인 김자영은 5번 홀(파5)에서도 9m 버디 퍼트를 넣어 최고의 퍼팅감을 이어갔다.

김자영은 “시작부터 좋았다. 연속 5개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며 “4개 홀 연속 버디는 해 본 적 있는데, 5개 홀 연속 버디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공식 라운드 때는 걱정될 정도로 공이 안 맞아서 많이 기대하지 않고 목표한 타수를 치자는 생각이었는데, 목표한 스코어보다 좋은 스코어로 마쳐 기분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김자영은 올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2013년 3승을 수확하며 최고의 인기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이후 오랜 부진에 빠졌다. 김자영은 지난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박인비를 누르고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매치 플레이를 제외한 스트로크 대회에서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도 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진입은 한 번밖에 없었다. 상금랭킹도 30위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부터 완벽한 플레이로 선두권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김자영은 과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자 ‘얼음공주’로 돌아왔다. 김자영은 “예전의 김자영도 김자영이고, 지금의 김자영도 김자영이다”라며 “사실 그 때 잘 치긴 했지만, 그 실력 그대로 지금 투어를 뛴다고 해도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져 그 때처럼 우승을 많이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매 대회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자영은 “선수가 슬럼프를 겪는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라면서 “선수라면 겪어야 될 일이기도 하다. 이 기간을 통해서 골퍼 김자영이 조금 더 성숙해졌고, 골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게 됐고, 조금 더 골프에 대해 알아가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