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기구로 개편하자는 내용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시작부터 삐거덕대고 있다.
5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지만 노동계의 사회적 대화 불참 선언으로 빛을 바랬다.
변경된 위원회에는 노사정 대표 외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들도 의결권을 갖고 회의에 참여하게 된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정부를 비롯해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위원 등 기존 8명에서 18명으로 위원 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 위원 자격, 인물 등 어떻게 선정할지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법을 개정하면서 위원 선정 시 반드시 노동계 포함 노·사·정의 추천을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발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청년·비정규직·여성 등 사회 각 계층이 의제를 개발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개편된 위원회에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체 외 청년 위원회, 여성 위원회 등 각 계층의 대표들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위원회 구성에 차질을 빚으면서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해소, 노동 3권 보장,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해결 등에 협력키로 한 노사정 합의도 추진력을 잃게 됐다.
노사정위원회 역할을 둘러싼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달 열린 노사정 실무자 회의에 불참하면서 대표자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다.
그 중심에 있는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최근 강연을 취소하는 등 두문분출하고 있다.
최저임금 개정안에 반대해 노·사·정이 합의한 사회적 대화를 거부한 노동계를 지적하고, 대화 테이블로 유도해야 할 문 위원장이 노동계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쉬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노동계를 설득한다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법이 마련됐음에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노사가 중심이 돼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산적한 노동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