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천덕꾸러기로 여겨졌던 변액보험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과거 수익률이 낮아 인기가 시들했지만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고객의 관심을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도 IFRS17(국제회계기준) 등 건전성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준비금 적립 부담이 덜한 변액보험을 밀어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24개 생보사가 연초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출시한 보험 상품 1816개 가운데 변액보험 상품은 259개다. 비중을 따지면 14.26%로 이전보다 높아졌다.
변액보험 관련 신규 서비스도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이번달 변액펀드 상담센터를 최고투자책임자 산하에 신설해 고객의 상담을 한다고 밝혔다. ABL생명도 지난달 변액보험 계약과 펀드를 관리해주는 'V+(브이플러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변액보험 영업 실적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생보사 전체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5조301억원으로 2016년 1분기 4조8231억원 대비 4.29% 늘었다. 최근 10년 동안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변액보험이 부활의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자산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눠주는 상품이다. 위험보장과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활황기인 2000년대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인기도 덩달아 떨어졌다. 동시에 중도해지 시 손실이 크다는 상품의 특성 탓에 소비자의 민원이 급증해 문제가 됐다. 금융권에서는 변액보험을 판매해서는 안될 천덕꾸러기 상품 정도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액보험이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은 우선 주식시장의 활황과 연관이 깊다. 최근 10년 동안 주식시장이 부진해 변액보험 수익률이 고객에게 권하기 힘들 정도로 떨어졌다. 한 때는 각 생보사의 대표 변액보험 상품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000선 전후의 박스권을 탈피해 2400선 이상으로 치솟았다. 올해도 주식시장 활황이 지속되고 있어 변액보험 수익률이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됐다.
보험사 내부적으로도 건전성 규제 강화 문제로 변액보험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조만간 IFRS17 등이 시행되면 회계기준 변경으로 보험부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보험사는 향후 고객에게 돌려줘야할 보험부채 측정치만큼 준비금을 대거 적립해야 한다. 고객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한 보험금이 많을수록 보험사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 변액보험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변액보험은 실적에 따라 배당의무가 발생하기에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돌려줘야할 보험금이 많지 않다. 보험사가 변액보험을 중점적으로 판매할 경우 보험부채 측정치를 대폭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준비금 부담도 크게 덜어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현행 LAT 제도에서 다른 상품보다 준비금 부담이 적은 게 사실"이라며 "동시에 최근 주식시장도 활기를 띠면서 고객에게 변액보험을 판매하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