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게 개선된 제품을 내놓는다면 G7 씽큐뿐만 아니라 LG전자가 인정받는 날이 올 것입니다"라며 절제된 자신감을 보인 그가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다. 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다.
G7 씽큐는 물론 앞으로 나올 LG의 스마트폰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황 부사장의 발자취를 더듬어볼 필요가 있다.
'MC사업본부의 구원투수가 된 황 부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막중하다. LG전자가 12분기 동안 풀지 못한 적자 탈출이다.
엄밀히 말하면 G7 씽큐는 황 부사장이 처음부터 주도해 만든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황 부사장이 추구하는 스마트폰의 방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기기다.
2014년 당시 HE사업본부 상무였던 황 부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집에 가서 쉬자'고 말하면 소파에 깊숙이 기대앉아 TV 보는 걸 떠올리지 책상에 앉아 스마트폰 보는 걸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뒤 "TV의 기본 속성은 기대앉아 쉬는 것이지만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기능은 일과 통신"이라며 스마트폰의 역할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
지난 2월 26일 ‘MWC 2018’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황 부사장은 "경쟁사 기능을 따라해 왔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원가 구조를 갖게 됐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이제는 LG전자 폰을 고객이 안심하고 오래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제의식을 분명히 했다.
이어 "올해 프리미엄 신제품은 여태까지의 LG전자 스마트폰과 차원이 다른, ABCD(오디오,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에 집중한 폰이 될 것"이라며 "예전처럼 고객이 쓰지도 않는 기능을 넣어서 가격 높이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황 부사장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세대를 거듭할수록 혁신보다는 본질, 경쟁사보다는 고객에게 집중한 스마트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G7 씽큐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황 부사장은 "G7 씽큐는 LG전자가 집중적으로 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삼성 리서치 산하에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AI센터를 만들었다.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는 2020년까지 가전제품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스마트폰의 진정한 승부처는 인공지능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