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아주경제는 영화 관람을 기다리는 관객들과 만났다. 관람료 인상에 대한 생각부터 관람료 변동으로 말미암은 변화, 관객이 생각하는 합리적 가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스스로를 영화광이라고 밝힌 천씨(21·대학생)는 “관람료가 오른 다음부터는 영화관에서 무조건 블록버스터 영화만 본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개봉 2주 차에 접어들면 VOD·IPTV로 볼 수 있는데 “규모가 작은 영화가 돈을 쓰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 생각에는 합리적인 가격은 9천 원 정도인 것 같다. 1만 원을 넘으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관 측이 말하는 (가격이 오른) 이유를 들어봐도 와 닿지 않는다. 1~2년 전만 해도 이렇게 비싸다고 여기지 않았는데 (영화관 오는 것이) 꺼려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회사 동료와 단체 관람을 왔다는 임씨(30·직장인) 또한 1만1천 원 이상으로 오른 관람료가 아쉽다고 말했다.
임씨는 “물가상승 탓에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그래도 시기나 가격 면에서 신중했어야 한다고 본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시기와 맞물린 게 의도된 것 같아서 불편하다. 할인을 줄이더라도 기존 가격은 1만 원 정도였어야 한다고 본다. 할인 혜택이 많다고 하는데 그 할인 혜택 기준에 들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다양한 사람이 저렴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퇴근 후 영화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커플 최씨(29·직장인), 전씨(31)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최씨는 “영화 관람료 1만1천 원은 너무 비싸다. 영화관에 오면 팝콘과 음료도 꼭 먹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서 (관람료가 오른 다음엔) 포기하게 되더라. 극장에서 사지 않고 따로 준비하게 됐다. 관람료가 오르니 그 외 사야 할 것들을 사지 않게 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전씨는 “제가 어릴 때 영화 관람료가 7천 원이었다. 그때보다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영관이 크게 좋아진 것도 아닌데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게 올랐다. 옛날이 그립다”라고 거들었다.
휴일엔 신작 영화를 보는 게 낙이라는 김씨(29·직장인)는 관람료 인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였다.
그는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9천 원에서 1만 원으로 올랐을 때만 해도 감흥이 없었는데 문화생활에 1만1천 원을 쓴다고 하니 아깝고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1만1천 원에 맞게 영화관의 질이 좋아진 것도 아니지 않나. 급작스러운 관람료 인상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씨는 관람료 인상에도 “어쩔 수 없이 영화관을 찾긴 찾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TV로 보는 것과 다른 재미가 있으니 가격이 올라도 영화관을 찾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김씨는 “다만 제값 주고는 영화를 못 볼 것 같다. 큰 영화 위주로 돈을 쓰거나 할인 혜택을 많이 따지게 될 것 같다. 1만 원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너무 부담스러워서 제값을 줄 만한 영화인지를 따지게 되더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