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3일, 한국의 대표 우방국인 미국 및 일본 외교실무진과 우리 정부 간의 고위급 협의가 잇따라 열렸다.
수전 손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지명자)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와 정부서울청사를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 외교·안보 고위급 실무자와 만나 대북정책을 조율했다.
손턴 차관보 대행은 미 국무부에서 북·미정상회담 준비의 실무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방한은 북·미정상회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막판 조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턴 차관보 대행은 윤 차관보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정책)조율을 했다"며 "북한 현안이 나왔고, 모든 다른 종류의 양자 현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의 협력은 빈틈이 없다(seamless). 우리는 동일한 입장(on the same page)"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등에서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
윤 차관보는 "손턴 차관보 대행의 방문은 역사적 시기에 양국의 정책 조율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손턴 차관보 대행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도 만나, 우리 측의 남북정상회담 계획을 경청했다.
이날 면담에서 천 차관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과 관련, 포괄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손턴 차관보 대행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현재 한·미 간 협의가 원활한 것처럼 앞으로도 긴밀하게 조율해 갈 것을 당부했다.
앞서 강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역사적 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의 공조와 더불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해 언급했다.
강 장관은 두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통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 외교채널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 유지를 당부하면서, 현재 인준 절차가 진행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취임하게 되면 양국 외교장관간 가급적 조기에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손턴 차관보 대행은 폼페이오 장관 지명자의 조기 인준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면서 "미측도 인준이 이루어지는 대로 강 장관과 조속히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 장관과 손턴 차관보 대행은 이날 핵실험장 폐기 선언과 방위비 분담협상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턴 차관보 대행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발표에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질문에 "최근 몇년간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더 좋은 기회를 잡았다"면서 "예정된 (남북-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정부는 또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인 일본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열고,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수개월간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한·일 관계는 물론 한·미·일 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미·일 정상회담과 관련된 사항을 전달하려고 방한했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양국이 협의를 계속하고, 북한 비핵화에 있어 중요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