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저축은행 업권은 금융당국과 업계 간 소통의 물꼬를 틀 부회장이 임명되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정이영 전 저축은행중앙회 부회장(전무)이 지난해 4월 퇴임한 이후 1년이 다 됐지만 후임 인선은 감감무소식이다. 하마평도 돌고 있지 않다.
부회장 자리는 관행적으로 금감원 출신 인사가 맡아왔다. 부회장은 대외 업무로 바쁜 중앙회장을 대신해서 안살림을 챙기고 동시에 업계와 금융당국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 양측의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윤활유인 셈이다.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는 금감원이 안정을 못 찾고 있어서다. 정부 출범과 함께 금감원에서 채용비리가 잇달아 터져 나오며 후임 인선이 한차례 늦춰졌다. 이후 금감원장이 두 번이나 연달아 바뀌면서 부회장 인선 이슈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중앙회 부회장 인선은 표면적으로는 회장 추천을 거쳐 총회에서 확정한다. 하지만 정식 추천 절차라고 할 게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원래 감독원 자리다'라고 할 정도로 금감원에서 적당한 사람이 있으면 보내는 식이다. 때문에 금감원 조직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부회장 인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도 민간 출신보다 관 출신을 선호한다. 중앙회가 금감원의 입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이유다.
저축은행업계는 속이 탄다. 현 정부가 서민금융을 강조하면서 최고금리 인하, 예대율 규제 등 잇단 규제안을 내놓고 있는데 업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아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적극 대응하고 협조할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산적한 과제는 많은데 해결은 커녕 오히려 과제가 더 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