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고개를 들었다. 똑바로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 우타자 몸 쪽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컷패스트볼(커터)는 스트라이크존을 예리하게 통과했다. 류현진(LA 다저스)을 다시 일으킨 ‘괴물’의 변신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고, 단 1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던 시즌 첫 등판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마운드에 우뚝 섰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예전에는 체인비업을 많이 던졌는데, 이번 시즌은 다양한 구종을 많이 섞었다”며 “난 스피드로 제압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제구가 잘 될 때 편하게 경기가 진행되는 것 같다. 컨디션이 좋고 제구가 잘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의 이날 투구를 극찬했다. 로버츠 감독이 칭찬한 구종 역시 커터.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정말 잘 던졌다. 직구는 홈 플레이트 양쪽 끝을 파고들었고,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커터는 경기 내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시즌 첫 승과 함께 불안했던 5선발 입지도 다시 굳혔다. 다음 등판 때 또 한 번의 호투로 확실한 신뢰를 심는 일만 남았다. 팔꿈치 수술 이후 다양한 구종을 무기로 재기에 나선 ‘괴물’의 변신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