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험·고소득 차주 찾는 은행들...대출우대 못 받는 유리지갑 '한숨'

2018-04-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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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공무원 등 특정 직업군 우대금리 제공

규제 강화된 주담대 대신 신용대출 상품 세분화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제 직업은 왜 대출우대가 안되나요? 차별 아닌가요?" 창구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은행원들은 종종 이 같은 항의를 받지만 난감하기 그지없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BNK부산은행 등 대부분 일반은행들은 특정 직업군에 대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무원·경찰·군인·교직원·의사·간호사·회계사 등처럼 전문성이 보장된 직업군이 대상이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일반 신용대출보다 낮은 1~3%의 금리가 적용된다. 

다만 과거 '직업이 곧 담보'로 여겨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실제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지, 자격증 위조는 없는지, 매출은 얼마인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게 차이점이다.

금융기관이 이들 직업군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다. 직업이 확실하다는 것은 소득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는 뜻이다.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연체하거나 갚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은행의 대출금리 우대는 단순히 대출로 끝나지 않는다. 주거래은행, 자산관리, 투자 등으로 금융거래가 확대될 수 있어 우량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위해 대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관련 규제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이뤄지다보니 은행들은 신용대출 타깃을 세분화해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보다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게 은행으로선 위험도가 낮지만 정부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라며 "때문에 신용대출이 필요한 저위험·고소득 차주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이 같은 영업전략이 당연하지만 일각에서는 또 다른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대출을 받은 직장인 은행권 관계자는 "돈을 저렴한 이자로 빌리는 게 능력이 된 세상에서 고소득층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라며 "평범한 직장인들은 유리지갑이라 세금도 많이 내는데 은행의 상품 구조가 가진 자에게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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