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한식, 유네스코 등재 어렵다

2018-04-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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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금융부 기자[사진=아주경제DB]

"유네스코 등재 매뉴얼은 있는데 우리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한식의 정의는 딱히 없지만, 우리 음식으로서 그와 관련된 유무형의 자원 활동 및 식문화 정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식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 담당자가 한말이다. 기초적인 질문에 대한 담당자의 답을 들으며 유네스코 등재는 '물건너갔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 6월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한식재단 등 6개 기관은 한식문화 유네스코 등재추진 태스크포스(TF) 발족식을 개최하며, 범부처 차원에서 한국의 '장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하겠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정부 발표 후 2년이나 지났지만 전혀 진척이 없어 보인다.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 계획이 없을 정도로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할 뿐만 아니라 부처 간 불협화음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농식품부와 한식재단은 지난해 2월 '장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대신 문화재청은 불교문화가 담긴 '연등제'를 선택했다.

유네스코에 등재할 만큼 한식문화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농식품부와 한식재단은 '문화재심사위원 중 한식관련 위원이 전무하고, 다양한 정보 제공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엉뚱한 변명만 늘어놨다. 

문화재청의 거절 사유는 정부가 지금껏 해온 일만 봐도 알 수 있다. 한식문화 유네스코 등재 계획을 밝힌 2016년 6월 20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범부처 차원에서 한 일은 여론조사와 설명회 개최 등이 전부였다.  

한 나라의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이웃나라인 일본은 3년만에 해냈다. 유네스코는 '화식(일본음식·와쇼쿠)문화는 자연을 존중하는 일본인의 정신을 체현한 사회적 관습'이라고 인정했다. 신선하고 다양한 식재료, 자연의 아름다움과 계절 변화를 표현하는 장식, 정월 등 세시풍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유도 곁들였다. 

한식문화에 대한 데이터들은 이미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등 곳곳에 널려 있다. 장문화처럼 정보가 부족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을 쏟기보다는 기존의 훌륭한 데이터를 가공해 정보로 만드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한식의 우수성과 다양성, 역사성 등 한식문화 자체에 중심을 둔 새로운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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