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대전시 서구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뱅크는 국내에 400개 매장을 두고 있는 타이어 유통 판매기업이다. 본사 직원수는 70명이며 주주는 김정규 회장과 그 가족들을 포함해 4명이다. 이들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춘규 현 대표이사는 김 회장의 동생이다. 2016년 기준 37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생존하려면 즉시 판매를 늘려 가동률을 높여야 하며, 그래야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며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타이어뱅크는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실제 인수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타이어뱅크 규모를 고려할 때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조달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노조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는 회사를 헐값에 매수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손으로'라는 제목의 사내 공고문을 통해 "경쟁사 제품을 주력 취급하는 소매업체 타이어뱅크가 이 시점 인수 의향을 밝힌 이유는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9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우성타이어를 1999년 인수했던 넥센타이어처럼 일단 법정관리를 거친 이후 금호타이어를 헐값에 매수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