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제약은 23일 공시를 통해 이날 주총을 열 예정이었으나 의결 정족수가 미달해 한 주 미룬 30일에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총에서 안건을 결의하려면 25% 이상 지분이 모여야 하지만 위임장과 전자투표 등을 통해 모인 지분이 17%에 그쳐 주총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족수 미달 때문에 감사 선임안이 부결되는 사례도 있었다. 코아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일반 안건을 승인했지만 감사 선임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감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된 상장사는 전날까지 7곳에 달한다.
섀도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주주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25% 이상인 업체들은 주총을 개최하고 일반 안건을 처리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경우(감사선임 등)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소액주주 지분을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 못해 안건이 부결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주총을 연기한 에이프로젠제약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7.53%에 그친다.
상장사들은 주총에 소액주주를 참여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회사가 접할 수 있는 주주 정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된 이름과 주소뿐인데, 주소가 바뀌었을 경우 연락할 방법이 없어 참석 독려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장사들이 같은 날 한꺼번에 주총을 열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총을 개최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551곳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