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KB금융 노조의 실패

2018-03-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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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구 KB금융지주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제10기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임애신 기자]

KB금융 노조가 제안한 안건이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이미 예견됐던 일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제10기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노조)가 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사외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려면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 과반 찬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찬성률은 출석 주식수 대비 4.23%에 그쳤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주 제안 사외이사제도는 소액 및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을 추천하는 취지"라며 "이사회 의결에 제가 영향 미쳤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이사회에 양해를 구하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B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출석주식수 대비 찬성률이 17.61%였지만 이번엔 4.23%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현저하게 찬성률이 낮아진 배경 중 하나는 KB금융 이사회가 노조 추천 사외이사후보 추천 주주 제안에 반대한다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신고' 공시를 실시한 영향이 크다. 이에 맞서 노조는 KB금융지주의 의결권 행사를 무효로 해달라는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조 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권 교수가 상장회사 이사회에서 활동한 적이 없는 점을 문제 삼았다.

지난해 노조에 힘을 실어줬던 국민연금공단마저 이사회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KB금융지주 지분 9.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을 이유로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는 이유에서 반대로 돌아섰다.

KB노조가 제안한 정관변경안 두 건도 모두 부결됐다.

KB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해 공직 또는 정당에서 활동한 기간이 2년 이상인 자를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이사로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을 상정했다.

또 독립성 확보를 위해 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도록 정관변경을 제안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최고경영장(CEO)인 회장이 제외되는 게 핵심이다.

두 안건은 각각 출석 주식수 대비 4.29%, 31.11%의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쳐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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