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장(56) 삼양식품 회장과 부인인 김정수(54) 삼양식품 사장이 경영비리 의혹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오너 부부 검찰 소환은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21일 삼양식품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동수)는 전 회장과 김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회사 주요 경영진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내렸다.
검찰은 삼양식품이 전 회장 또는 김 사장의 일감 몰아주기, 업무상 횡령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해왔다. 지난 달 20일에 이어 지난주까지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 등을 두 번 압수수색했다.
위장회사는 공장이나 생산시설이 없는데도 서류상 매년 수십억원 매출을 올렸다. 사무실은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 직원 1~2명이 전부다. 전 회장 부부는 이 회사 임원으로 등록돼 있어 매달 수천만원 월급을 챙겼다.
전 회장 부부는 최대 8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액은 4584억원, 영업이익은 433억원을 기록했다. 전 회장 부부가 빼돌린 한 해 영업이익 두 배 가량인 셈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경영비리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철퇴를 맞기도 했다.
공정위는 삼양식품이 장기간 계열사인 에코그린캠퍼스에게 인력 13억원, 차량 7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양식품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2016년 10월 14일 공정위 조치가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회장 부부의 경영비리 관련 검찰 조사에 대해 “아직은 검찰 조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삼양식품 주가는 전일 대비 6.12% 하락한 7만8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달간 유지해왔던 8만원선이 오너 일가 비리 의혹에 무너졌다. 한국거래소는 삼양식품 현재 경영진의 횡령혐의에 따른 검찰수사설에 대해 회사 측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