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으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이끌 새로운 시대에 대해 대만 학자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17일 시 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만장일치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됐다고 보도하며 같은 날 자오춘산(趙春山) 대만 단장(淡江)대 교수의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라는 주제발표 내용을 소개했다. 자오 교수는 “개헌을 통한 3연임 금지조항 폐기는 중국에 있어 도전의 연속”이라고 정의했다.
자오 교수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시대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국가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추진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부 사회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구태의연한 정치 생태계는 지속되기 힘들며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라며 ”이를 뒤집으려는 세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천더성(陳德升) 대만국립정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은 “현재 중국이 경제와 정책 추진 등에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민들의 사상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라며 “최근 학교와 국가기관에서 '시진핑 사상' 학습 등을 실시한 것도 현 지도부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커우졘원(寇健文) 국제관계연구센터 주임은 "주석제, 대통령제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무기한 집권이 가능할 경우에는 주석제의 단점이 치명적이 될 수 있다"며 "시 주석의 권위가 강화될수록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조언을 하는 사람이 줄어 건강한 정치적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당 주석 신분으로 장기집권을 한 지도자는 마오쩌둥(毛澤東) 한 명 뿐이다. 당시 절대적 권력을 기반으로 추진된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등의 부작용으로 중국은 정치·사회·문화 분야에서 크게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은 장기집권의 폐단을 막기 위해 당 주석제를 폐지하고 국가주석·부주석과 총리의 임기를 2연임(10년)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이러한 원칙을 모두 깨버리고 막강한 권력 다지기에 나선 것. 장기집권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영언론은 국가 핵심정책의 연속성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당위성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