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소공녀’(감독 전고운·제작 광화문시네마·배급 CGV아트하우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소공녀’는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이솜 분)의 도시 하루살이를 담은 작품이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전고운 감독은 “30대가 되고 나니 (사회가) 너무 살기 힘든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값이 너무 비싸더라. 1억이라는 돈도 모으기 힘든데, 1억을 가지고도 집을 구할 수 없다. 그런 현실을 재밌게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며, “30대가 지나고 나니 친구들도 다 사라지고 없더라.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 모아서 찍어보고 싶었다”고 영화의 시작점을 밝혔다.
극 중 미소는 자신이 좋아하는 위스키와 담배를 위해 과감히 집을 포기, 자발적 홈리스가 되는 인물. 전 감독은 ‘위스키’와 ‘담배’가 가진 상징적 의미를 밝히기도 했다.
전 감독은 “다들 어딘가에 중독되어 살고 있는데 어딘지 부정적 이미지로 치부되는 것들을 담고 싶었다. 일단 술과 담배는 성인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역사와 전통도 깊지 않나.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왜 ‘위스키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가난하지만 고급스러운 취향이 확고한 미소와 잘 어울릴 거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꿈과 희망, 집까지 포기하는 N포세대를 그리며 전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고. 그는 “꿈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봐왔고 관객들도 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회에서 이렇게 사는 게 힘든데 꿈을 강요 하는 게 부조리하다고 느꼈다. 현실을 잘 버티는 게 꿈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자발적 홈리스 미소 역의 이솜과 그의 연인 안재홍.
전 감독은 평소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이솜을 미소 역에 캐스팅한 것에 관해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이미지의 반대를 가졌을 때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된다. 가난한 이미지의 인물보다는 그 와중에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스타일리쉬함을 살리고 싶어서 신비로운 이미지를 가진 이솜을 캐스팅했다. 또 광화문시네마에서 함께 작업했던 배우기 때문에 (캐스팅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시네마의 전 작품에서 활약한 안재홍은 “‘소공녀’의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커플, 궁지에 몰린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상대역이 이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 욕심이 났다”며 출연 이유를 전했다.
이솜 역시 안재홍의 열렬한 팬이라고. 그는 “평소 재홍 오빠의 팬이었다.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였다. 미소의 남자친구인 한솔 역에 재홍 오빠가 캐스팅 되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캐스팅이 돼) 정말 기뻤다. 인간미가 있고 성격도 좋으신데 그게 연기할 때 느껴졌다. 그런 점들이 굉장히 좋았다”며 상대역인 안재홍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흔히 2030세대를 ‘N포 세대’라고 한다. 그만큼 현실에 치여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세대기도 하다. ‘소공녀’의 주연 배우들은 N포세대들을 향한 위로를 전하며, 영화 ‘소공녀’를 통해 위로와 공감을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솜은 “좋아해야하는 것을 포기해야하는 요즘, 좋아하는 걸 지키고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안재홍은 “작은 것으라도 행복한 것들을 찾아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감독은 “이 예산으로 함께할 수 없는 배우들과 함께 하게 되어 행복했다. 또 이야기 재미있다고 참여해주신 스태프들도 너무 감사하고, (영화를) 제작해준 광화문시네마에게도 감사하다. 다들 지금보다는 살기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 다들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족구왕’, ‘범죄의 여왕’ 등 재기발랄한 작품들을 통해 충무로 흥행 블루칩으로 떠오른 광화문시네마가 제작을 맡고 배우 안재홍, 이솜이 주연을 맡은 영화 ‘소공녀’는 오는 22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