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씨가 서라벌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친구였다는 A씨(51)는 10일 오전 2시쯤 조민기 씨 빈소가 마련된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아주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이 날 조민기 씨 유족 측은 빈소에서의 촬영과 취재를 불허했다. A씨 역시 본인의 신원을 공개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인터뷰는 조민기 씨 빈소가 아닌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이뤄졌다.
A씨는 “나는 조민기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 나 외에도 이런 결과를 예상한 동창들이 많았다”며 “배우로서 길도 막히고 사회에서도 매장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디스패치는 지난 9일 조민기 씨가 사망하기 전 작성했다는 손편지를 공개했다. 이 손편지에서 조민기 씨는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며 “그리고,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조민기는 어린 시절부터 스스럼이 없었다”며 “하지만 나이 어린 학생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A씨는 조민기가 고등학교 시절 매우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조민기가 살던 미아리 일대에서 조민기가 제일 잘 생겼었다”며 “서라벌고등학교에서 축제 등을 할 때 인근 ○○예고 학생들을 많이 데리고 왔다.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많았다. 교사가 조민기에게 학생들 앞에서 조민기가 데리고 온 여학생과 손을 잡고 인사하라고 하자 조민기는 ‘아직 미성년자인데요’라며 거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내가 오늘 조민기 빈소에 조문왔던 이유는 화해하기 위해 온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나와 조민기가 알력이 좀 있었다. 그런데 빈소에 가 보니 매니저 등이 있어 그냥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민기는 고등학교 시절 인기도 많았지만 시샘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조민기 씨의 A4용지 크기 6장 분량 유서가 조민기 씨가 사망한 창고에서 발견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기 씨가 언제 사망했는지에 대해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조민기 씨가 9일 오후 1시 20분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창고가 있는 지하 1층에 내렸음을 파악했다. 검안의는 1차 검시 결과를 토대로 사망 시간을 오후 3시로 추정했다.
경찰은 조민기 씨 유서 내용을 유족 측의 요구대로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은 조씨가 타살 혐의가 없어 부검하지 않은 것을 검찰과 협의 중이다. 조씨는 사고 당일 오전 외출 중이던 아내에게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 연락을 끊었다. 조씨와 연락이 안 되자 아내는 오피스텔 관리실에 조씨를 찾을 것을 요청했고 관리실 직원이 오피스텔 건물을 수색했다. 아내는 집에서 지하창고 열쇠 2개 중 1개가 없어진 것을 알고 창고에 내려갔다가 조씨 시신을 발견했다. 이어 보안팀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9일 오후 4시 5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목을 매 사망한 상태로 부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 건물에는 조씨의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발견 당시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였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건국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 날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이 날 오후 5시 20분쯤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