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아프리카 정부의 중국 의존정책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자 중국 정부가 이를 강력하게 반박했다. 여기다 틸러스 장관이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면서 미·중 갈등이 아프리카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 틸러스 장관이 전날 버지니아주 조지 메이슨 대학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 각국 정부를 빚의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물론 중국 내 전문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채무는 1~2년 사이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누적된 액수"라고 반박했다.
또, “중국은 줄곧 아프리카의 평화와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고 이에 대해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국가들이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바라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거시경제학회의 톈윈(田雲) 소식처장도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는 국제정치의 틀을 변화시켰다”며 “그러나 미국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들어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지원·투자 물량공세에 나섰고 미국을 위협할만한 영향력도 확보한 상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틸러슨 장관은 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순방길에 나섰다. 틸러슨 장관은 급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오랜 전쟁의 새로운 전장을 둘러본다는 목적으로 13일까지 에티오피아, 케냐, 지부티, 차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5개국을 방문한다.
아프리카에서의 입지를 굳힌 '중국 견제'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위성통신사 등 다수의 외신은 틸러슨의 이번 아프리카 방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후 약화된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