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스킵(주장)이 이끄는 여자컬링 대표팀은 23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결승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일본(스킵 후지사와 사토시)을 8-7로 제압했다. 올림픽 사상 첫 결승 진출 쾌거다. 한국은 영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스웨덴을 상대로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세계랭킹 8위의 한국은 예선 전적 8승1패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위에 올라 4강에 진출했고, 세계랭킹 6위 일본은 5승4패로 4위를 기록해 가까스로 준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패한 팀이 일본이었다. 한 번의 실수가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
한국은 결승행 길목에서 일본과 운명의 맞대결을 다시 벌였다. 기세는 한국이 강했다. 한국은 최근 6연승 행진으로 신바람을 탔고, 2012년 이후 일본과 상대 전적에서도 11승8패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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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엔드 후공에서 3점을 얻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엔드 선공 때 2점을 내줘 1점 차 승부를 벌였다. 한국은 4-3으로 앞선 5엔드 후공에서 2점을 획득해 6-3으로 달아났다. 확실한 리드를 잡은 한국은 6-4로 앞선 7엔드에 일본의 실수를 틈 타 후공을 잡기 위해 득점 없이 비겼다. 흔들린 일본은 8엔드에도 실수를 저질렀지만, 한국은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한국은 일본에 9엔드 후공 2점을 내준 뒤 10엔드 1점 스틸(선공 팀 득점)을 당해 7-7로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는 11엔드 연장전까지 펼쳐졌다. 한국의 후공. 역시 접전이었다. 마지막 스톤을 1개씩 남긴 상황에서 후지사와와 김은정의 맞대결에 결승행 티켓이 달려 있었다. 후지사와가 정교한 샷으로 우리 스톤을 밀어내고 중심 가까이 붙였다. 이어진 김은정의 마지막 샷. 손끝을 떠난 김은정의 스톤은 후지사와의 스톤 바로 앞에 붙었다. 한국의 극적인 결승 진출을 확정한 환상적인 샷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를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