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제품 수출량이 지난해 5억 배럴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과 호주 등에서 경유와 항공유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 요인이다.
21일 대한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제품의 잠정 수출량은 5억906만 배럴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수출액은 약 325억달러(약 35조원)로 전년 대비 32.9% 증가했다.
글로벌 항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항공유 수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수출 비중의 23%를 차지하는 항공유는 1억2120억 배럴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항공유는 정유사가 주로 해외 트레이딩 업체를 통해 수출하며, 국내 취항하는 항공기에 들어가는 항공유도 수출에 포함이 된다.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량이 9917만 배럴로 가장 비중이 컸고, 호주와 베트남 등의 수출 물량도 각각 전년 대비 24%와 56% 대폭 증가했다. 호주는 정제시설 노후화로 인한 폐쇄로 수입이 증가했고, 베트남은 경제 발전에 따라 석유제품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제품의 국내 소비도 지난해 납사, 항공유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1.52% 증가한 9억3820만 배럴로 집계됐다.
석유화학 업계가 2년 호황을 이어가면서 납사 국내 소비는 4억5835만 배럴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기 도입 확대 등에 따른 항공유 수요 증가로 항공유 소비도 3억8209만 배럴로 전년 대비 3.3% 늘었다.
휘발유와 경유도 국내 차량 판매 증가에 따라 각각 0.9%와 1.4% 증가했다.
국내 석유제품 수출 호조와 국내 소비 증가에 힘입어 국내 정유 4사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약 7조958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8조원 돌파가 확실 시 된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세계 석유 수요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고 석유 정제 마진이 좋아서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높여 수출이 증가했다"며 "올해도 업황이 좋겠지만 중국 업체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작년 수준 만큼 정제마진이 양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