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초점] 그토록 염원했던 ‘17년만의 재결합’ H.O.T., 왜 마음껏 즐기지 못할까

2018-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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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O.T.]


약 20년만, 정확히는 17년만이다. 장롱 깊숙이 혹은 오래 묵은 서랍 깊이 잠들어있는 파란 글씨의 ‘CLUB H.O.T.’가 쓰여진 하얀색 우비를 꺼내야할 시간이 말이다. 원조 1세대 아이돌 그룹 H.O.T.가 2001년 해체 후 17년 만에 다섯 명 완전체를 볼 수 있게 됐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3’ 특집편을 통해서다.

지난달 29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H.O.T.의 특집무대를 마련하게 됐다며 “오는 2월 15일 목요일 일산 MBC 드림센터 공개홀에서 ‘토토가3’ 특집 무대를 준비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실 H.O.T.의 완전체 재결합 이야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무한도전’이 처음 토토가 시즌을 기획할 때인 2014년에도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만큼 이들은 1순위 재결합 그룹이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함께하지 않았던 이들이 완전체로 모인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었고, 이 때문에 여러 차례 불발 됐고 H.O.T. 재결합을 원하던 팬들은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꼬박 4년만인 토토가 시즌3에서 ‘무한도전’은 다시 한 번 H.O.T. 멤버들과 접촉했고 마침내 이견차를 좁히고 재결합이 성사된 것이다.

H.O.T.가 완전체 무대를 확정지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했다. 일단 대다수의 H.O.T. 팬들은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깨나 큰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H.O.T.의 멤버들도 각자 개인의 SNS와 진행중인 라디오를 통해 긴 이야기 대신 짧게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등의 공통적인 소감으로 컴백 준비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이는 17년을 기다려준, 오직 ‘팬들’만을 위한 무대를 준비하겠다는 멤버들의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재결합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팬들은 ‘무한도전’ 측에 강한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

‘무한도전’에서 마련한 H.O.T.의 완전체 복귀 무대는 일산 MBC드림센터 공개홀에서 이뤄진다. 예상 좌석수는 800여석이다. 1인 2매 티켓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는 신청자 중 400명을 선정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렀다고 하지만 H.O.T.가 한참 활동을 하고 인기를 얻었던 시절의 팬클럽 회원수(10만여명)와 해체직전 마지막 콘서트였던 서울 종합운동장 내 올림픽주경기장의 6만 5000여석 규모를 매진 시켰던 당시에 비교해보면 턱없이 부족한 좌석수다. 여기에 지난 2016년 ‘무한도전-토토가2’에서 진행한 젝스키스의 공연장소와도 크게 비교되는 곳이다.
 

[사진=MBC 제공]


두 번째는 공연 날짜다. H.O.T.의 완전체 무대는 오는 2월 15일이다. 이는 2018년 올해 설 연휴의 첫 날이다. 하지만 H.O.T.의 오랜 팬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여성 팬들이 많고, 이들 중에서는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며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의 입장으로 설 명절이 자유롭지 못한 위치에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보내야 하는 팬들이라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팬들은 급격히 줄어든다.

날짜가 정해져서 장소가 정해진건지, 장소 때문에 날짜를 일부러 맞췄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오직 팬들만을 위해서’라는 이들의 결정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의아한 장소와 날짜 선택이다.

세 번째는 팬들의 분열된 여론에 있다. 그 중심에는 H.O.T.의 리더인 문희준에 있다. 지난해 소율과 열애, 결혼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문희준과 팬들은 오랫동안 묵혀왔던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심지어 그의 활동 지지를 철회한 상태였다. 여기에 문희준의 결혼식에 토니안과 강타, 이재원 등은 참석했지만 장우혁은 불참해 멤버들간의 불화설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H.O.T.가 완전체로 돌아온다는 소식은 팬들 뿐 아니라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는 큰 화제가 되고 있다.

1996년에 데뷔한 H.O.T.는 ‘전사의 후예’ ‘캔디’ ‘행복’ ‘빛’ ‘늑대와 양’ ‘환희’ ‘아웃사이드 캐슬’ 등 다양한 히트곡을 통해 크게 사랑받았다. 당시 10대들의 대변인으로 청소년들의 고민을 대신 전하며 ‘High five Of Teenagers’ 약자에 걸맞는 그룹으로서의 활약을 보여줬다.

그리고 H.O.T.는 현재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K팝 대세 아이돌 그룹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준 그룹이다. 당시 팬클럽 인원만 10만명이 넘어갈 정도로 엄청난 화력과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며 1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와 더불어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을 몇 년 동안 휩쓸며 그야말로 ‘H.O.T. 천하’를 만들기도 했다. 가요계의 역사에 있어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더불어 수많은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었던 H.O.T.였기에 연예계 스타들도 자타칭 ‘왕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는 H.O.T.의 특집 무대 소식은 매우 흥미롭기까지 하다.

젝스키스가 ‘무한도전-토토가2’를 통해 재결합해 현재 아예 재결성 돼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H.O.T.의 이번 ‘토토가3’의 무대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어볼만한 상황이다. 물론, 아직은 이들의 향후 행보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멤버들은 다가올 완전체 무대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화려한 그룹이었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룹이기 때문에 이들을 향한 관심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수많은 잡음들을 뒤로하고 이들은 과연 성공적인 완전체 무대를 치를 수 있을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 H.O.T.가 보여줄 위엄과 존재감은 어느 정도일까. 17년 만에 다시금 꺼내는 하얀색 비옷이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의 기쁨의 눈물로 적셔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토니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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