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성폭력 피해고발 및 저항운동인 미투(#MeToo·나도 당한 적이 있다)캠페인에 참여했다.
검사에 이어 국회의원 등 유명인사가 공개적으로 미투 캠페인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판 ‘미투’도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인 29일 저녁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자책감,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라며 피해사실을 털어놓은 직후다.
이 의원은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면서 "페북창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은 #MeToo”라며 “변호사였을 때도 못 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MeToo 그리고 #WithYou”라고 적었다.
서지현 경남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할 당시 법무부 간부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썼다.
서 검사는 “검찰 내 성추행이나 성희롱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사례도 있었지만 비밀리에 덮었다”고 말했다.
미투 캠페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MeToo)를 달아 자신이 겪은 성범죄 사실을 밝히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운동이다.
뉴욕타임스가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처음 보도한 가운데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45)가 미투 캠페인을 2017년 10월 처음 제안했다.
이후 안젤리나 졸리, 레이디 가가 등 여성 유명 인사들이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며 이에 응답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피해자인 애슐리 저드를 포함해 여배우와 여성 작가·감독·프로듀서 등 할리우드 여성들이 폭로운동에서 나아가 양성평등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타임스업(Time's Up)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이들은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피해여성을 보호하고 이들에대한 법률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사회명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투 캠페인이 미국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미투 캠페인은 현재진형행이다.
이달 24일(현지 시각) 래리 나사르 전 미국 국가대표 체조 팀 주치가 어린 여자 선수들을 30여 년간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75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미투 캠페인을 통해 체조선수 매카일라 마로니가 "13세 때 전지훈련에서 나사르에게 처음 당했다"다고 밝혔다. 이에 용기를 얻는 다른 선수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같은 해 11월 나사르는 체포되었다. 156명의 피해자가 그의 법정에 나와 그의 범죄사실을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