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 5위를 기록한 변진재는 꾸준함이 강점인 선수다. 변진재는 KPGA 투어에서 2년 연속 10위 안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선수가 됐다. 지난해 출전한 18개 대회 모두 컷을 통과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변진재는 아마추어 시절 8승을 올린 강자였다. 그는 “14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가 너무 재미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서울시 대회에서 첫 우승을 한 것이 선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변진재에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쓰라린 기억이 됐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까지 올라갔지만 1타차로 아깝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변진재는 2010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했고 그해 KPGA 코리안투어 QT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국가대표 선발전의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자신감과 기대로 가득했던 KPGA 코리안투어 데뷔 첫 해 상금순위 83위로 시드 유지에 실패했다. 변진재는 “2011년은 적응하는 데 시간을 다 썼던 것 같다. 초반에 생각한 만큼 성적이 안 나와서 초조했다.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투어를 절반 정도 소화했는데 조급함이 도움이 안 되더라.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으니 한 박자 쉬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성적의 변화로 이어졌다. 변진재는 2011년 KPGA 코리안투어 QT를 6위로 통과하며 다시 투어 카드를 획득했고 이후 매해 성적이 올랐다. 늘 조금씩 발전해온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하루하루 조금씩 더 나아가려 한다. 빨리 달려가다 보면 넘어질 수 있다. 그래서 절대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으려고 한다”며 힘주어 이야기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그는 이번 시즌을 종료 후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오히려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인 변진재는 “만 나이로는 아직 서른이 아니다. (웃음) 주변에서 걱정 어린 말씀도 해주시지만 스스로 부담을 주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하며 “그래도 올해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니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반짝 빛나고 지는 선수가 아닌 팬 분들이 오래 기억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그러려면 올해 우승이 꼭 필요하다. 이런 간절함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뜨거운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우승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놓쳤다. 중요한 순간 망설이거나 확신 없는 샷을 했다. 날이 무딘 경기를 해왔지만 올해는 4라운드 내내 냉정함을 유지하고 날카롭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다”라며 이번 시즌을 그려 나갔다.
지난 해 일본투어 시드가 있음에도 한국 무대에 집중한 변진재는 “그래도 첫 우승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라고 미소 지으면서 “지난해부터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수도 늘어났고 한국에서 첫 우승을 올리는 게 더욱 뜻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변진재에게는 올해 또 다른 목표가 있다. 그는 “평소 차분한 성격이라 독서, 영화관람 등 취미도 정적인 편이다. 요즘엔 반대로 외향적인 취미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찾고 있는 중이다. 필드 위에서도 화려한 세리머니와 팬서비스를 보여 드리고 싶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변진재는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니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이 생기는 것 같다”고 꾸준함의 이유를 설명했다. 첫 승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이는 변진재다.